본문 바로가기
Korea/Travel

(강원) 인제 - 느림의 기쁨 미시령 옛길, 미시령 휴게소

by 더공 2010. 12. 2.
미시령 - 더공

미시령 / CANON 350D / 더공



굽이굽이 꼬불꼬불 미시령
미시령 휴게소 - 더공

미시령 휴게소

길이 새로 뚫리기 전에는 설악산 여행은 항상 미시령 고개를 넘는 것으로 시작을 했었죠. 아슬아슬~ 고개를 넘어가던 옛 추억이 되살아납니다. 버스를 타고 이 고갯길을 넘어갈 때의 기분은 정말 지금 생각해도 짜릿한 경험이었죠. 한겨울에 갑자기 쏟아진 폭우에 미시령 고개에서 미끄러지는 차를 내려서 손으로 밀던 기억도 생각이 납니다.

지금은 터널이 뚫려서 미시령의 이런 고갯길을 넘어가지 않고서도 바로 속초까지 들어갈 수 있죠. 집이 안양이다 보니 속초를 가던 고성을 가던 그냥 영동고속도로 타고 쭉 가다가 강릉에서 올라가는 코스만 이용했었죠. 이번에 친구들과 갈 때는 서울에서 서울춘천간 고속도로를 이용해서 새로 뚫린 길을 이용했는데 정말 순식간에 속초까지 가더군요. 세상이 빨라져 좋은 점도 있지만 이런 경치를 볼 수 없음은 아쉽습니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던 미시령 휴게소였는데 뜸해진 발길 만큼이나 한가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전에는 휴게소 아래까지 차량이 들어가질 못해서 언덕길에서 조마조마하게 줄지어 늘어서 있던 기억이 아련하게 떠오릅니다. 해발 700미터 정도인데도 산바람은 상당히 차가웠습니다. 강원도는 강원도인가 봅니다. 내리자마자 입김이 펄펄~.
추억여행이었습니다. 처음 와본 사람에겐 엄청난 굴곡의 길에 놀라고, 경치에 놀라고, 산바람에 놀라는 곳이 미시령 휴게소죠. 휴게소가 새로 뚫린 길 때문에 영업을 안하면 어쩌나 하는 우려도 했지만 이렇게 간간히 찾아오시는 분들 때문에 영업을 하고 있더군요. 이곳을 찾는 분들은 다 저와 비슷한 생각이었겠죠? 편한길 놔두고 굳이 길을 돌아서 올라왔으니 말이죠.

속초에 가시게 되면 새로 뚫린 도로를 이용해 20~30분만에 넘어가는 편한 길도 있겠지만, 컨디션이 좋다면 천천히 즐길 줄 아는 여행을 권해드립니다.

차를 돌려 미시령을 내려가는데 "지금 내려 가면 언제 다시 올 수 있을까?"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여행이었습니다. 2박3일간 친구들과 발바닥? 타이어 연기나도록 속초와 양양을 돌아다녔네요. 오랫만에 다시 가본 곳도 있었고, 처음 가본 곳도 있었고, 방안 온도를 너무 올려서 사우나 같은 온도에서도 잠을 자면서도 편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