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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Travel

(강원) 정선 - 가을이 그리워 지는 민둥산

by 더공 2010. 4. 22.

가을이 그리워지는 곳 민둥산

청량리를 출발한 기차는 강원도에 접어들면서 어느새 산의 색깔을 노랑 빨강색으로 물들여 놓는 사이에 강원도 정선에 위치한 증산역에 도착했습니다. 증산역은 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으며 대합실 또한 작고 아담하게 지어졌습니다. 특이사항이라면 대합실 안에 작은 연못을 꾸며 놓았다는 것이 기억에 남는 곳 입니다.

계단 위에 있는 증산역(민둥산역)에서 바라보면 민둥산이 멀리 보입니다. 저기까지 언제 올라가나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항상 등산하기 전에 드는 생각이죠.

무릉1리 쪽으로 2km를 걸어가다보면 등산로 입구가 나오는데, 민둥산은 카르스트 지형으로써 돌리네가 산 곳곳에 위치합니다. 물이 고이질 않고 바로바로 빠져나간다고 합니다. 그런 지형탓에 민둥산 정상은 나무가 살 수 없을 정도로 물이 없어서 오로지 억새만 자란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등산을 하면서도 그 흔한 계곡을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나무가 우거진 길을 올라가다 보면 잣나무 숲을 지나갑니다. 워낙 산 자체가 높은 곳에 위치해서 그런지 몰라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되기까지 10여분만 걸어 올라가도 숨이 턱까지 차는 것을 느낍니다. 경사가 끝도 없이 이어집니다. 사실 급경사보다 이렇게 은근슬쩍 기울기가 있는 길이 더 빨리 지치는 법이죠. 하지만 잣나무 숲은 실제 정상에 있는 억새밭을 만나기 전의 깔딱고개에 비하면 새발에 피라고 해야할 정도입니다.

그러나 그곳을 지나니 갑자기 눈 앞에 나타난 정상이 평평한 민둥산의 억새밭이 펼쳐집니다. "아..." 하는 감탄사가 그냥 흘러 나옵니다. 장관이라는 말은 이럴때 쓰는 것이죠. 억새는 햇빛을 받아서 온통 눈부시게 빛나고, 다른 색깔은 없어지고 오로지 은빛 물결입니다. 바람이 불어 은빛 억새가 물결치는 장관은 직접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느낄 수 없는 광경일 것입니다.

산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민둥산. 돌아오는 가을에는 민둥산 억새밭을 다시 한번 가보리라 다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