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others/think

제 글 퍼가시는 분"들" 한번만 읽어 주세요

by 더공 2011. 4. 18.
요즘들어 제 블로그의 내용을 통채로 가져가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카피라이터도 달아 놨고, 말 그대로 복사하지 마시라고 복사 금지까지 해 놨는데 그냥 데이터 전체를 들고 가시는 분들이 계시는군요. 한두분이 아니라 조금 난감합니다.

저 또한 IT업계에서 굴러먹을대로 굴러 먹었으니 복사하는거 어려운일 아니라는거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온라인상의 글이라는 것이 책 처럼 확실하게 저작권으로 요구하기가 어려운 것도 알고 있습니다. 퍼다가 조금씩 바꿔서 올리면 쉽게 자기것으로 만들 수 있고, 또 말 없이 퍼간 데이터를 원 저작자가 알아차리기도 힘들죠.

“그래도 서로 지킬 것은 지키야 하지 않겠습니까”

가져가시는 분은 쉽게 가져가시겠지만 그걸 보는 제 마음은 마이아파~

글 재주가 많지 않다보니 글 한편 쓰는데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영화 리뷰를 써보신 분이라면 스포일러 없이 글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실 겁니다. 내용 노출을 극도로 자제하면서 글을 쓰다보면 말 그대로 조사해야 할 것도 많고, 시간은 배 이상이 들어갑니다. DVD를 보고 또 보고 하면서 하루에 조금씩 조금씩 추가해나가는 방식으로 글을 쓰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편 정도밖에 쓰지 못합니다. 더군다나 리뷰를 쓰고나면 A4용지로 4장 이상이 나오는데 그걸 줄이고 줄여서 올리는 작업까지 하다보면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갑니다.

여행기 또한 나가기 바로 전까지 가볼 곳 조사하고, 현장에서 동선대로 움직이며 사진 찍고 내용 메모하고 주변 다른 볼거리는 없는지 돌아보고, 집에 와서는 사진 편집부터 글 쓰고 올리는 것까지 서너시간은 기본 입니다. 더군다나 발행 하고 나서도 수정작업을 하니 은연중에 들어가는 시간은 상당합니다. 데이터 정리하다 보면 어떤 날은 잠을 서너시간 밖에 못 잘 정도로 시간에 쫒길 때도 있습니다. 결국 제 잠자는 시간을 투자해야 일과 블로그를 동시에 할 수가 있으니까요.

이런 말. 블로그 하시는 분들이라면 다 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일부러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나 이렇게 글 쓰고 있으니 봐 달라”고 투정부리는 것 같아서 내색한 적 없습니다. 정말 단 하나의 포스팅도 허투루 올린 적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는 것 조차도 투정으로 보일 것 같아 내심 불안하기도 합니다.

가져가시는 분에게는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고, 그냥 쉽게 가져가시는 것이겠지만 제게는 너무나 소중한 재산입니다. 글을 왜 써야 하는지 회의감이 들 정도입니다.

아시다시피 인기 블로거도 아니고, 말 그대로 저쪼아래 블로그입니다. 방문객수가 많은 것도 아닙니다. 피곤하고 힘들어도 즐거우니까 하는 겁니다. 제 블로그의 목표는 즐거움과 정보 입니다. 다른 분들이 제 블로그에 와서 조금이나마 즐거움을 찾고, 작은 정보라도 하나 드릴 수 있으면 그걸로 족합니다. 그런 즐거움을 빼앗아 가시지 말아 주세요.

정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