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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Travel

서울 골목길에서 만난 행복한 마음 - 딜쿠샤

by 더공 2011. 5. 2.
딜쿠샤

딜쿠샤(DELKUSHA)
딜쿠샤는 힌두어로 "이상향, 행복한 마음"이라는 뜻이다. 이 건물은 3.1운동 소식을 전 세계로 타전한 UPI 통신사 특파원 알버트 테일러(Albert Taylor)가 1923년 집을 짓고, 1942년 일제에 의해 강제 추방될 때까지 가족과 함께 살던 곳이다. 알버트 테일러는 금광엔지니어 겸 UPI 통신사 프리랜서 특파원으로 일하면서 3.1운동을 세계에 알리고 한국의 독립운동가들을 도왔다. 그러나 한국 독립을 도왔다는 이유로 그는 6개월간 수용생활을 하였으며 추방된 후 1948년 미국에서 사망했다.

이후 오랫동안 내력모를 집으로 남아 있다가 2006년 알버트 테일러의 아들이 한국을 방문하면서 건물의 비밀이 세간에 알려지게 되었다. 서울시는 66년 만에 서울 고향집 "딜쿠샤"를 방문한 미국인 브루스 테일러에게 2008년 "명예 시민증"을 수여하였다.


처음 보는 순간 "오~~" 하는 감탄사가 나오는 건물
서울 동네 골목길 관광 제 7코스 교남동. ⑤ 딜쿠샤

딜쿠샤
서울 동네 골목길 관광 제 7코스 교남동 중에 4번, 5번으로 있는 딜쿠샤 입니다. 종로구 행촌동을 지나는 도중에 만났는데 누가 봐도 한눈에 "다른 건축물이다!!"라는 것을 느낄 정도로 건물 모양이 다릅니다. 다소 흐린 날씨에 그냥 무작정 카메라 메고 걷던 길이었는데 뜻밖의 물건을 만난 듯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이런 기분은 여행지에서 예상치 못한 곳을 만났을 때의 기분 좋은 흥분감이 밀려 왔습니다. 더군다나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만났기에 더욱 더 느낌이 달랐습니다.

딜쿠샤라는 건물 주위로는 새로 지은 연립주택과 잘 닦여진 골목길이 눈길을 끄는데 비해서 딜쿠샤는 상당히 낡았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알겠지만 건물을 지탱하고 있는 벽돌부터, 지붕 아래의 나무판자까지 너무 낡아서 언제라도 뭔가가 떨어져 나간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저런 건물에 사람이 살까 싶을 정도로 낡고 허름했지만 사람이 살고 있는 건물이었습니다.

사진에 보시면 아기를 업고 계신 동네 주민 한분과 파를 다듬고 계시는 할머니 한분이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고 계십니다. 이 건물이 궁금해서 물어볼까 했는데 거주하는 분에게 물어보는 것은 예의가 아닌듯 해서 따로 알아보니, 이 건물은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건물이라 합니다. 건물 앞에는 이런 안내 문구가 붙어 있더군요.

국유재산 소유지 : 서울 종로구 행촌동
본 토지 건물은 국민의 소중한 나라재산으로 허가없이 사용할 경우에는 변상금 부과 처분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소중한 나라 재산이 훼손되지 않도록 많은 협조 부탁드립니다.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건축물이지만 나라에서 문화재로 지정했기에 어떻게 처리를 하지 못하는 듯 했습니다. 그래서 건물 수리도 안되고 있고, 보존에 있어서 문제가 있어 보였습니다. 어떤식으로든 해결이 되서 건물에 사시는 분들이나, 건물을 보러 오시는 분들이나 모두에게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건물의 이름은 "딜쿠샤(행복한 마음)"인데 정작 건물은 행복하지 않아 보였습니다.

이 건물은 바닥과 창문등 많은 부분이 원형 그대로 있는 건물이라고 합니다. 알버트 테일러의 아들 브루스 테일러는 6살때까지 이 건물에서 살다가 추방 당시에 같이 떠났다가 2006년 한국에 방문하면서 이 건물의 내력이 알려집니다. 그 이전에는 이 건물은 "그냥 오래된 집"으로만 알려져 있다가 무려 66년만에 제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이죠. 대를 이어 한국사랑을 보여준 알버트 테일러와 브루스 테일러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들더군요..
딜쿠샤
딜쿠샤

딜쿠샤

딜쿠샤

딜쿠샤

딜쿠샤

딜쿠샤

딜쿠샤

딜쿠샤
권율장군 집터 및 행촌동 은행나무
이곳은 임진왜란의 영웅, 행주대첩의 승장인 권율장군의 집터이다. 권율장군의 집은 필운동 배화여고 뒤편에도 있었다. 권율장군의 사위가 된 백사 이항복이 이 집을 물려받았다고 한다. 표지석 뒤로 권율 장군이 직접 심었다는 은행나무가 모진 풍파를 견디며 400여년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한 이 은행나무는 이곳의 지명을 행촌동(은행나무 마을)이 되게 하였다.

서울 동네 골목길 관광 제 7코스 교남동. ④ 권율장군 집터 및 행촌동 은행나무
그리고 그 바로 옆에 있는 권율장군 생가터에 있는 권율장군 집터와 은행나무 입니다. 행촌동 지명 유례가 되었다는 은행나무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잘 지어진 집 안쪽에 있는 것 같아 보이는데 실제로는 그 바로 옆에 집들 사이에 비좁은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시골 같았으면 넓직한 동네 앞마당이나, 바로 아래 평상이 있겠지만 서울 하늘 아래 시멘트 바닥에서 정말 고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서울 시내 구석구석 이런 곳이 얼마나 있을까 싶었습니다. 날 좋을 때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이곳의 위치는 지도를잘 보셔야 합니다. 지번으로는 검색이 되는데, 딜쿠샤라는 검색으로는 표시가 되어 있지 않더군요. 사직터널 위에 큰 은행나무를 찾으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