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others/think

간소화된 운전면허 기능시험 대체 뭘 배우라는건가

by 더공 2011. 8. 25.
※ 학원 상호명과 전화번호는 공개하지 않습니다.

간소화된 기능시험?
본인은 9년전에 2종 자동면허를 땄습니다. 뭐 그동안 별 문제 없었죠. 무사고로 계속 운전을 해 왔으니까요. 그런데 가끔은 1종이 필요할 때가 있는겁니다. 사실 스틱이 있는 차량이든 그냥 D에만 놓고 운전하는 오토차량이든 운전을 오래 하다보면 경험도 쌓이고 어느정도는 몰 수가 있는데 스틱이 있는 1종 차량을 몰면 무면허에 걸리기 때문에 결국 기능시험만 다시 보게 됐습니다.

그러니까 2종 오토에서 1종 보통으로 변경하는 것이죠. 종변경하는 시험은 주행 시험은 안보고 기능시험만 보는 것이기에 그냥 하던대로 금방 할거라 생각하고 갔습니다.

가장 가까운 운전면허 학원에 갔습니다. 어쨌거나 면허 종변경을 해야겠기에 물어보니 기능 연습하는데 두시간짜리를 해야 한다는군요. 기능 연습 두시간+보험료 하니까 125,000원 정도 나갔습니다. 그 교육을 받는 것도 사람이 밀려 있어서 일주일을 기다려야 하더군요.

일주일 후에 가서 트럭에 올라타서 연습을 했습니다.
그리고 또 몇일 있다가 신체검사 5,000원.
그리고 시험비로 45,000원 냈습니다.

예약이 밀려 있어서 일주일 후에 다시 갔습니다.
드디어 시험입니다.

기능점검
안전벨트 매고 -> 시동켜고 (5점) -> 중립에서 기어 변속 한번 해보고 (5점) -> 라이트 켜고, 상향등 조정하고 (5점) -> 상향등 끄고 라이트 켜고 (5점) -> 깜빡이 조정 (5점) -> 와이퍼 조정 (5점)
주행
사이드 브레이크 내리고 기어 넣고 주행 (5점) -> 돌발 (5점) -> 그리고 좌회전 한번 -> 시동끔 이게 끝입니다.

여기서 안전벨트 미착용과 주행 불능은 바로 탈락. 중앙선침범은 15점 감점입니다. 총 감점이 20점이 넘으면 실격입니다.

총 거리는 50미터 주행입니다.

2종 오토에서 1종으로 변경된 금액은 두시간 연습비용 (125,000원)+ 신체검사 (5,000원)+기능시험비(45,000원)+면허발급비용 (6,000원) 총 181,000원 이 들었군요. 여기에 증명사진 찍는 비용, 교통비는 뺐습니다.
전문학원 이곳만 이렇게 불친절한가?
많은 사람을 상대하고 학원생들을 상대하는 직원들이라 그런지 상담하러 온 사람들을 깔보는 말투로 대하더군요. 처음부터 기분이 확 잡치면서 고객을 대하는 기본 교육이 안되어 있는 듯 했습니다. 저는 그 학원에 돈과 시간을 투자하러 간 고객인데 말입니다.

처음 상담할 때도 기분이 잡치더니 일주일 후에 다시 찾아 연습할 때도 '이 사람이 지금 뭐 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사가 트럭에 타자 마자 바로 신발을 벗더니 두 발을 턱~ 걸치고 "이거하고 저거하고" 뭐 그런 말을 합니다. 분명 돈을 낸 고객 앞에서 무슨 행동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행동을 아주 자연스럽게 하더군요.

그리고 기능 시험 합격하고서 데스크에 갔는데 그 불친절은 그대로 이어지더군요.

나 : 면허 종변경으로 기능시험 합격 했는데 어디서 면허를 받나요?
뇨: 면허시험장요
나 : 여기요?
뇨: 면.허.시.험.장.요!! 여기는 학!원!이고요.
나 : 여기서 시험 봤는데... 그럼 그 면허시험장은 어디에 있나요?
뇨: 면허 시험장은 국가가 운영하는 곳이고요. 서울, 경기도에 있어요. 안산에 있고요 이곳은 학원에요.
      면허시험장 전화번호 알려드릴테니까 전화해서 찾아가세요!!
나 : 네? 아.... .............. 그럼 안산으로 가면되나요? 안산 어디에 있나요?
뇨: 중앙역요.
나 : ........ 그럼 합격증은 언제나오나요?
뇨 : 지금 시험중이라 내일 나와요. (전체 시험 끝난지 좀 됐음)
나 : 아.. 내일 또 여기 와야 하는군요.


인사도 안하고 그냥 나와버렸습니다. 안산이든 서울이든 부산이든 제가 가서 면허 받아오면 됩니다. 제가 뭐 실수한게 있나 싶을 정도로 막대한다 싶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냥 "합격축하드립니다. 안산 어디에 있고요. 면허 발급료 6천원 들고 가시면 됩니다." 이런 말 한마디 하기가 그렇게 어렵나요? 수강생들한테 수십만원이나 받아 먹으면서 말입니다.

수강생들도 엄연히 돈을 내는 고객인데 그 고객이 잘 배우고 자신들의 학원에서 합격해서 떠날 때 우리 학원을 이용해 줘서 고맙다는 인사 한마디 정도는 해 줘야 정상 아닌가싶습니다. 운전면허학원 또한 면허 간소화로 수입이 줄어들겠지만 여전히 운전면허 학원 비용은 수십만원이 그냥 날아갑니다. 학원비 뿐만 아니라 운전연습하기 위해 들어가는 모든 부가적인 비용 (보험료, 인지대, 검사료, 발급료 등)은 추가로 내야 하는 항목이라 소비자의 부담은 여전합니다.

학원을 찾는 사람들은 정말 피 같이 소중한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겁니다. 그런 고객들이 자신들의 학원을 찾아 줬다면 그걸로도 고개숙여 감사를 해야 하는데 오히려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해가 안되는 기능 연습과 시험
솔직히 이런 시험을 왜 하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그리고 이런 교육을 12만원이나 받는 것 조차 이해가 안됩니다. 운전을 하나도 안해본 초보분들은 어떨런지 모르겠지만 운전을 꾸준하게 해온 저로써는 이건 교육도 아니고 시험도 아닙니다. 그냥  "자 이거 이렇게 하는거야~" 한번 알려주고 12만원을 받은 것 밖에는 안됩니다. 라이트 켜고 와이퍼 작동하고 50미터 주행하는게 뭔 시험인가요.

기능 시험 아주 중요합니..다?
시동
켜는거 아주 중요하죠. 운전하는데 시동을 켜지 못하면 운전을 안하는 것과 같은 것이니까요. 라이트도 중요합니다. 깜깜한 밤에 라이트 켜지 않고 운전하는건 영화에서 범죄자들이 적진에 침투할 때나 사용하는 스킬이기 때문입니다. 와이퍼도 아주 중요하죠. 비 많이 내리는데 걸레로 닦아가며 운전할 수가 없는 일이죠. 깜빡이도 아주 중요합니다. 그냥 끼어 들다간 귀싸대기를 맞을 수 있는 일이죠.

"운전면허시험 간소화"라고 해서 뭐가 간소화 된건가 했는데 정말 어처구니 없는 간소화가 되어 버렸더군요.

이게 뭔 시험인지..

이런걸 보기 위해서 20만원 가까운 돈과 몇날 몇일 아까운 시간을 소비해야 한다는게 참 이해 안되는 일이었습니다. 그냥 나라에서 그렇게 해야 면허를 준다니까 하긴 하는데 이게 뭔 뻘짓인지 말입니다.


이래도 나오는 신기한 탈락자들
시험이 이렇게 간단한데도 탈락자들이 나오더군요.
- 주차브레이크를 다 내리지 않고 드르르르 소리나는데도 끝까지 완주한 사람.
- 깜빡이를 켠채 계속 간 탈락자. 감독관이 중간에 내리라는데도 그냥 끝까지 완주함. -_-
- 50미터 주행을 5초만에 주파한 탈락자.
- 시험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안전띠 풀고 시동 끄고 차에서 내리는 순간 탈락
- 시작부터 끝까지 차선 밟고 운전한 탈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