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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TV

K팝스타 현재로는 희망이 없다

by 더공 2012. 3. 5.

K팝스타
방송 : SBS. 방송시간 : 일요일 18:00

그동안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 중에서 그나마 들을만하고, 개개인의 실력이 출중했다고 느꼈던 K팝스타가 첫 생방송을 치뤘습니다. 생방송이 진행되기 이전에는 슈스케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것이라 느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실망을 넘어 허탈하기까지 합니다. K팝스타 생방송에 개인적인 점수를 준다면 100점 만점에 30점을 주고 싶습니다.

"제 점수는요.... 30점입니다."

점수 반영 비율
심사위원 점수 60%, 문자투표 비율 30%, 사전투표비율 10% 로 심사위원 점수가 높게 책정이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시청자 참여비율이 40%가 되는 상황에서 실력에 상관없이 결국 인기투표로 흐를 가능성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첫 생방에서는 시청자사전투표 5위, 심사위원점수 9위를 한 이정미양이 탈락했습니다.


전체 진행 미숙


이건 비단 MC였던 윤도현의 문제는 아닙니다. 전체적인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문자 콜 수도 위탄 첫 생방(70만콜)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40만콜 정도에서 멈춰 섰습니다. 문자를 쏘게 만드는 장치가 부족했다는 것이죠.

심사위원들은 한명 한명 붙잡고 세월아 내월아 심사평만 해대니 시간이 부족해졌습니다. 그러니 MC가 참가자와의 짧은 인터뷰를 할 시간도 부족해졌고 결과적으로 윤현상은 그 짧은 인터뷰조차 못하고 내려갔습니다. 모두가 시간에 쫒기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더군다나 그 짧은 인터뷰 기회가 있는 순간에도 윤도현은 "이 사람에게 투표해 주세요"라는 멘트조차 날리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일반 가요프로그램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 못하신 듯 합니다.


이 사람들이 원래 그 사람들 맞아?


다들 긴장을 했는지 어땠는지 모르지만 전체적으로 생방송에 서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나 싶을 정도로 참가자들은 기가 죽어 있었고, 목소리는 저 멀리 안드로메다에 버리고 온 것 같은 느낌이 강했습니다. 참가자들 나이가 평균 20세가 안되는 상황에서 느릿느릿한 노래가 가득했고, 이전에 보여줬던 개성 넘치는 노래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첫 생방이라는 부담감에서 그 정도라면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렇게 재미 없는 오디션이었다면 시청자들은 결국 등을 돌리게 만들겁니다. 저 조차도 보는 내내 대체 이 황금 같은 일요일 저녁에 슬픈 노래만 들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되더군요.

선곡의 문제점


참가자들 나이는 어리고 개성 넘치는데 미션곡은 90년대 K팝이라니.. 다소 어처구니 없는 미션입니다. 오히려 눈길을 끄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그들이 잘하는 것으로 노래를 부르라고 했어야 합니다. 자신들이 잘 모르는 곡을 선택하려다 보니 안정적인 발라드가 주를 이루었고,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장면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박진영씨가 지루다고 한거 맞는 말 입니다. 저는 두시간 내내 지루했습니다.


막귀도 알아들을 수 있는 음향
빵빵한 홈시어터까지는 아니더라도 예전 "나는 가수다" 들으면서 준비했던 스피커가 있습니다. 집에서는 최대로 키워보지 못할 정도의 스피커죠. K팝스타 사운드는 완전 빵점이었습니다. 가수들 마이크 음향뿐만 아니라 심사위원들이 마이크를 잡고 심사평을 할 때마다 제대로 들리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스텝들도 긴장했나봅니다.

모든 참가자들의 마이크가 이상이 있었거나 아니면 음향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맨 마지막에 참가했던 박지민의 마이크만 제대로 작동됐던 것으로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이하이의 무대까지 허접한 노래방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어제와 같은 음향으로 진행 할 것이라면 스튜디오 촬영을 하는게 더 낫다고 생각됩니다.


■ 탈락자에 심사 기준이 궁금하다
이하이와 김나윤의 심사위원 점수가 같다는 사실을 아시는 분들이 얼마나 있을지 궁금합니다.



오늘까지도 말이 많은 김나윤과 이정미의 대결이 아니라 사실 심사위원 점수로 본다면 이승훈과 이정미양의 하위권 경쟁이었습니다. 위에 있는 것으로만 본다면 분명 이승훈군이 탈락을 했어야 맞는 것이지만 박진영씨가 말했던 "심사위원이 떨어뜨린게 아니다"라는 말은 맞지 않는 것이죠. 점수차이로 본다면 7점. 반영 비율 점수로만 본다면 고작 6점의 차이일 뿐입니다.

결국 먼저 노래를 하고, 사전투표에서도 높은 순위에 있었던 이승훈이 올라간건 어찌보면 당연한 것입니다. 박진영씨와 심사위원들이 최소한 5등 정도의 점수만 줬더라도 이정미양은 탈락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박진영씨는 책임을 시청자에게 돌리지 마세요. 이하이와 김나윤양의 점수가 같다는 것을 본다면 대체 뭘 심사한건지 이해가 안됩니다. 노래인지, 서커스인지, 퍼포먼스인지......


■ 합격자 선정 기준을 바꿔야 합니다.
시간에 쫒기다 보니 하위권 점수자끼리 묶어서 세워 놓는 일도, 합격자와 탈락자를 발표하는 긴장감도 없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녹화하는듯 느릿느릿하고 시간을 넘기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모든 참가자들의 심사 시간은 공정해야하며, 악평보다는 점수를 더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녹화방송이 아니라 생방송이기 때문입니다.


외국 오디션 프로그램인 엑스팩터(X-FACTOR)를 본다면 엑스팩터에서는 방송이 끝난 후 1시간동안 투표를 하게 합니다. 이후 하위득표자 두 명을 세워 놓고 심사위원들이 결정을 해서 탈락자를 선정합니다. 오로지 그날 공연을 누가 잘했느냐로 결정을 합니다. 그나마도 박빙이라면 누가 더 가능성이 있느냐로 결정을 합니다. 그러니까 모든 점수는 그날의 경연 모습을 보고 결정을 내리는 것이죠.

그에비해 K팝스타는 2시간동안 참가자가 노래 부르고,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이 후다닥 선정합니다. 너무 시간에 쫒겨서 참가자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장치가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시청자들이 노래를 듣고 생각할 시간을 전혀 주지 않습니다. 때문에 팬이 1명이라도 많은 사람이 아주 많은 점수를 가져갑니다.

수학교수에게 점수 선정 방식에 대해 자문을 구할게 아니라, 다른 성공한 오디션 프로그램은 점수를 어떻게 선정하는지를 잘 살펴봐야 하는 겁니다.


■ 모두에게 공정해야한다
K팝스타는 오디션 프로그램입니다. 녹화방송과는 다릅니다. 심사평 시간은 모든 참가자에게 공정하게 분배되어야 하며, 모든 참가자는 정당한 문자투표를 받을 시간을 줘야 합니다. 또한 모든 참가자에게 공정한 심사가 있어야 하며, 모든 참가자는 방송 진행에서 그 어느것이라도 손해보는 것이 없이 공정해야 합니다.

공정하지 못한 진행은 어떤이에게는 인생에 있어서 뜨거운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다양한 레퍼토리의 노래가 없었다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빠른 노래도 느릿느릿, 신나는 노래도 느릿느릿, 퍼포먼스를 봐도 흥이 안납니다. 윤도현씨가 처음에 외쳤던 같이 즐기자라는 말은 어디서 즐겨야 하는지 도무지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참가자들의 안전빵 선택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 다음주가 기대?
어려운 심사평은 이제 그만하세요. 목구멍이 좁네 어쩌네 두성이 어쩌네 저쩌네.. 지겹지도 않습니까? 뭐 공기를 어떻게 들이마셔야 되는지 시청자들이 그런것까지 들을 필요가 있나요? 시간 부족한 생방송에서 인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공기역학적인 전문 지식은 필요가 없습니다. 말 좀 짧게 하세요.

첫 생방과 같은 진행, 같은 방식이라면 전파낭비가 될 뿐입니다. 다음 합격자 기대가 안됩니다. "팬 적은 사람은 떨어지겠지.." 하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더군다나 현재의 문자투표 비중이 30%라는 어마어마한 비율이라면 심사위원 점수가 하위권이더라도 결승까지 올라가는 일도 가능합니다.

듣기 힘든 음향, 전체 진행의 문제점, 참가자들의 생방 소화능력, 심사위원들의 편파적인 심사평까지 합쳐져서 녹화방송에서 보여지지 않았던 문제점이 한번에 다 터져나왔습니다. 다음 방송을 기대해야 할까요? K팝스타 제작진 측에서 변화를 주기 전에는 시청자를 화면에 붙잡아 두기는 힘들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럴 바에는 런닝맨이나 원래 시간대로 돌려 놔 주세요.


※ 사용된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방송국에 있으며 리뷰를 위해 사용되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