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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리뷰] 봉준호 감독이 추천했던 설국열차

by 더공 2010. 5. 10.

설국열차 1권 탈주자 표지

설국열차
탈주자 | 원제 Le Transperceneige: tome 1. L'e'chappe' (1999)
자크 로브, 장 마르크 로셰트 (지은이), 김예숙 (옮긴이) | 현실문화연구(현문서가)


아트 슈피겔만 지음

오래전에 <쥐>라는 만화를 본적이 있다. 그때는 그 만화가 참으로 신선했었다. 독특한 그림체와 대사 처리. 그리고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분명했기 때문일것이다. <쥐>는 만화책이었지만 만화로 느껴지기 보다는 텍스트가 가득한 책으로 느껴졌던 만화였다.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설국열차> 또한 쥐와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인터넷에서 주문하고 책을 받았는데 입이 떡 벌어졌다. 책의 크기가 일반 도로 지도책을 보는 만큼 컸기 때문이다. 종이 두께도 상당하다. 몇장 안되는데 종이 두께와 책의 크기 때문에 그림은 시원시원하게 보인다.

세밀함에서는 많이 떨어지지만 한컷 한컷을 표현하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군더더기 있는 내용은 단 한컷도 없다. 어둠속을 달리는 기차처럼 책은 공간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느낌이다.

어느날 전쟁이 일어나고 1001 량의 열차에 피난민들이 올라탄다. 1001량. 어마어마하다. 한량에 20m로 잡으면.. 40,020m. 무려 4km가 넘는 기차가 달린다. 전쟁이 터지기 전에 연료가 없어도 달릴 수 있고, 철로도 계속해서 돌 수 있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기차가 달리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

또한 기차 안에는 식량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열차칸도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이 기차가 지닌 문제점은 현실 세계와 똑같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는 것에 책의 가치가 올라간다. 즉. 빈부의 격차, 종교, 테러, 집단심리, 사랑등의 문제를 여러가지 사건을 통해 기차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진다.


현재 1.2.3권 합본으로 판매되는 설국열차.

1권/2권으로 나눠져 있고 책의 크기가 부담스럽지만 전체 장수는 별로 안되기 때문에 언제든지 가볍게 읽어볼 수 있는 내용이다.

<설국열차>는 만화책이지만 처음 의도가 만화가 아닌 목적의 <책>으로써의 목적이 더 크다고 할 수 있겠다. <괴물>의 감독 봉준호 감독이 <설국열차>를 영화화 하고 싶다고 밝힌 적이 있는 책이니 만큼 독특한 소재의 <설국 열차>를 이 한번쯤 보는 것이 어떨까? 번역과 타이포의 미숙함은 있지만 한번은 봐 줘야 할 만화책인 것만은 틀림 없으니 말이다.

다만 요즘 책 가격에 비해 다소 가격이 비싸서...
그림 : 장 마르크 로셰트 Jena-Marc Rochette /1956년 프랑스 출생.
회화의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고자 하는 작가이며 3D로 조각 예술을 하기도 한다. 1980년에 <국화 옮겨 심는 사람Les dépôteurs de chrysantèmes>, 1984년 자크 로브(Jacques Lob)와 함께 <설국열차>, 1986년 뱅자맹 르그랑(Benjamin Legrand)의 시나리오로 <백색 진혼곡Requiem Blanc>을 발표했다. 이후 르그랑과 함께 설국열차의 후속편을 구상하고 1999년 <설국열차: 측량사>, 2000년 <설국열차: 횡단>을 발표했다. 10년간 회화에 몰두하며 어린이 책을 만들다가 <나폴레옹과 보나파르트Napoléon et Bonaparte> 같은 코믹만화를 그리며 만화로 복귀했다. <돼지 에드몽Edmond le Cochon>, <신기한 대륙Le Continent Mystérieux>, <시원하겠소A Tes Souhaits> 등 다수의 작품이 있다.

시나리오: 자크 로브 Jacques Lob /1932년 프랑스 출생.
처음엔 그림을 그렸으나 1964년 무렵부터 시나리오를 썼다. SF계열에서 인정을 받으면서 고틀리브(Gotlib)과 함께 <슈퍼뒤퐁Superdupont>을 발표했다. 1970년대에 알렉시스(Alexis)와 함께 <설국열차>를 구상하지만 1977년 알렉시스의 죽음으로 완성을 미뤄오다가 장-마르크 로셰트(Jean-Marc Rochette)와 짝을 이뤄 1982년부터 작품을 연재하고 1984년에 앨범으로 출판하였다. 작가는 1986년 앙굴렘 국제만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아쉽게도 설국열차를 1권만 완성해 놓은 채로 1990년에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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