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문사> 옆에는 눈썹바위 바로 아래에 있는 <마애관음좌상/마애석불좌상>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계단 수는 409개인데 얼마전부터 시작한 운동 덕분인지 한번도 안쉬고 올라갈 수 있었다. <보문사>에 오기전 인터넷 검색을 했을 때에는 "허벅지가 터질듯한 고통", "공포의 계단"이니 뭐니 하는 말이 왜 붙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계단 숫자도 적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가 않았다.

무릎이 안좋아 시작한 걷기 운동이 빛을 발하는구나. 어쨌든 계단 올라갈 때는 빨리 올라간다고 다 해결되는게 아니다. 그냥 천천히 리듬을 타면서 자신의 속도대로만 올라가다 보면 어느새 끝에 다다를 수 있다. 속으로 계단을 세면서 하나하나 밟고 올라가다 보면 아무 생각도 안나고 힘든 것도 줄어든다.

올라가면서 바라본 서해는 정말 장관이다. 석모도에서도 가장 좋은 곳에 <마애관음좌상>을 모셔놨구나. 이런 곳에 있으면 종교가 있든 없든 저절로 마음이 정화 될 것 같다. 마음 같아서 그냥 텐트 치고 몇 일 있다가 내려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다시 내려가야 하는 것을 알고 있다..


계단을 오르며 바라본 보문사 석실과 삼선각의 모습이다. 주변에 있는 나무를 솎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다른 건물을 짓기 위함이 아니라 얼마전에 있었던 <낙산사> 화재를 교훈 삼아 주변 정리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보문사 주변의 나무는 수령이 오래된 나무만 남겨 놓고, 작은 나무와 오밀 조밀하게 모여 있던 나무를 솎아내고 있었다.



무엇인가를 바라기 위해서 올라가고, 구경을 하기 위해서 올라가고, 기타 다른것들을 위해서 올라가지만 결국 내려 올 수 밖에 없는 계단. 아무리 빌고 또 바란다 하더라도 올라갔으면 내려올 길을 걱정하고 준비해야 하는게 사람 사는 이치가 아니겠는가. 보문사 아래에서 팔던 수건에 쓰여 있던 글이 생각난다.

< 말 해야 할 때 말하고, 말해서는 안될 때 말하지 말라.
말해야 할 때 침묵해도 안되고, 말해서는 안될 때 말해서도 안된다.
입아, 입아 그렇게만 하여라.>




땀도 안났는데 눈썹바위에 벌써 다 왔다. 눈썹바위 아래 작은 휴게소도 보이고, 파란 하늘도 나를 반겨준다. 정말 아주 파란 물감을 하늘에다 풀어 놓은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드는 색깔이다. 위에 있는 휴게소에서는 먹는 것을 파는게 아니라 기도에 사용되는 것을 팔고 있다. 휴게소 바로 아래에 자판기 설치되어 있어서 음료를 먹을 수 있다.



계단이 많긴한데 정말 쉽게 올라온 것처럼 느껴진다. 내 허벅지가 튼튼해졌나??







마애관음좌상으로 가기 위해서는 안전팬스가 설치된 좁은 바윗길로 가야된다. 까불고 놀지만 않는다면 전혀 위험한 길은 아니다.



1928년 배선주 주지스님이 금강산 표훈사의 이화응스님과 더불어 이곳에 새긴것이라고 한다. 크기는 높이 920cm 너비 330m에 달한다.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제 29호로 지정되어 있다.















길이 이렇게 되어 있다. 5m정도 된다. 그냥 조심조심 걸으면 전혀 문제될 만한 길이 아니다. 무서우면 옆에 있는 끈을 잡으면 된다. 사실 어른걸음으로 몇걸음 걸으면 되는 거리라 그냥 슝~




화엄회상필부사왕중(華嚴會上八部四王衆)
나무화엄회상욕색제천중(南無華嚴會上欲色諸天衆)
화엄회상호법선신중(華嚴會上護法善神衆)

뭔 내용인지는 모르겠다. -.-



※ <마애석불좌상> 과 <마애관음좌상> 두 가지 명칭으로 쓰이는데 현재로서는 두 가지 전부 맞는 표현이다. 안내판이나 인천 광역시에서는 <마애석불좌상>이라고 쓰고 있다. 한가지로 통일해서 불렀으면 좋겠다.






<보문사> 경내 모습. 저 멀리 버스터미널의 지붕이 보이고, 작은 음식점도 보인다. 그 뒤로 논과 밭이 보인다. 정말 한적하고 조용한 서해안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실제로 아래에서 보면 아늑한 공간인데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아슬아슬 걸쳐 있는 바위가 신기하기도 하고 긴장감도 느껴지게 만든다.



휴게실에서 만난 고양이. 나한테 똥 싸다 걸린 후로 한참을 앞에서 앉아서 뭔가를 요구하는 듯이 앉아 있었다. "나 똥싸는거 봤어?" 이런 표정으로 앉아 있던 모습이 얼마나 웃기던지...


 

강화에는 여러번 와 봤지만 석모도는 처음입니다. 버스에서 내려 산을 바라보니 멀리 눈섭바위가 보입니다. 버스 정류장에서는 눈섭바위 아래에 있는 마애관음좌상은 보이지가 않네요. 버스 정류장 입구에는 작은 시장이 있습니다. 땅콩도 팔고, 야채도 팔고, 산나물도 팔고... 등산객들을 위한 작은 라디오도 팝니다. 어쨌든 전문 상인분들처럼 보이지는 않고 석모도에 계신 분들이 부업삼아 관광객들에게 이것저것 파시는 물건인 듯 싶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조금 올라가니 절 입구가 나옵니다. 2,000원의 입장료. 이른 시간이라 들어가는 사람은 저 혼자였습니다. 매표원은 한참동안 저를 아래에서 올라오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왜 저렇게 지켜보시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저는 주변 풍경을 한가롭게 사진에 담으며 올라갑니다.

매표원 아저씨는 표를 체크한 뒤 미친듯이 뛰기 시작하더니 화장실로 슝~.. 급하셨나봅니다. 매표는 해야겠는데 들어오지는 않고 사진만 찍어대니 얼마나 급하셨을까. 아저씨~ 참으면 병 생겨요. 말씀을 하시지.

입구에서 5분정도 걸으니 보문사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상당히 멋스러운 절이라는 것이 느껴집니다. 뒤의 커다란 바위산과 더불어 앞은 바다로 탁 트인 공간은 이곳에서 있는 것만으로도 수행이 될 듯 싶었습니다. 양양 낙산사, 금산 보리암과 더불어 대한민국 2대 해상 관음 기도 도량이라는 말 답습니다.

관세음보살이 상주한다는 산의 이름을 따서 산의 이름을 <낙가산>이라고 하였고, 중생을 구제하는 관세음보살의 원력이 광대무변함을 상징하여 절의 이름을 <보문사>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석모도>에 관광하러 온다면 팬션에서만 놀지 말고 <보문사>와 <마애관음좌상>까지 둘러 보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기 때문에 한번쯤 가봐도 좋을 듯 싶습니다.



윤장대 : 경전을 넣은 책장을 돌리면 경전을 읽는 것과 같은 공덕을 쌓을 수 있다고 한다. 윤장대 앞에 튀어 나온 기둥을 잡고 돌리면 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책이란 모름지기 손으로 잡고 눈으로 읽어야 머릿속에 들어 오는 것일텐데 돌리는 것만으로도 읽은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니..
범종각 : 대웅전 앞에 위치하고 있다. 1975년에 지어졌으며 그 안에는 그 당시 최대 규모의 범종이 봉안되어 있다. 1975년 故 육영수 여사가 화주하여 모셔졌으며 당시 주지스님이었던 정수 스님의 발원으로 조성되었다.
높이 215cm 밑지름 140cm 무게 5t. 기본 형태는 국보 제 36호인 오대산 상원사 동종과 국보 제 29호 성덕대왕 신종을 조화시켜 도안했다. <범종각> 이라는 편판 글씨는 강화가 고향인 서예가 박세림(1924~1975)의 작품이다.

내부가 어두워 약간의 조정을 했다. 종의 상태는 생각보다 낡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시간 날때마다 좀 닦고, 기름칠 좀 하면 더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을텐데 오랫동안 털지 않은 먼지와 녹슨 모습에서 다소 안타까운 마음이다.
보문사 극락보전(아미타전). 잠시 설명을 하자면 극락전, 극락보전은 서방정토 극락세계의 교주이시며 중생들의 왕생극락을 인도하시는 아미타 부처님과 그 협시보살들을 모신 법당이다. 사찰에 따라서 미타전, 아미타전, 무량수전, 수광전이라고도 하는데 낙가산 보문사에는 큰 법당으로서 많은 불자들의 귀의처가 되고 있다.

정면 5칸 측면 3칸의 커다란 규모. 내부 넓이는 60평이며 이곳에 관음보살상을 포함해 3,000불이 모셔져 있다. 극락보전 아래는 요사채가 있다. 그래서 경내에서 이곳을 바라볼 때는 지상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계단 아래 주차장 쪽에서 보면 2층 요사 건물 위 3층 되는 곳에 올려진 것으로 보인다. 즉, 2층 요사 옥상위에 세워진 셈이다.

- 보문사 홈페이지 http://www.bomunsa.net/ 이후 모든 안내 참조 -
극락보전 옆에는 삼성각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석실>과 <극락보전> 사이에 있는 건물입니다. 1960년대에 지어졌고 내부에는 칠성탱화와 나한도가 걸려있습니다.
<석실> (나한전) : 보문사의 대표적인 성보 문화재중 하나다. 649년 신라 선덕왕 때 어부들이 고기잡이 나가다 그물에 걸려 올려진 석불상들을 이곳 동굴에 안치하였다고 한다. 이후 1812년 (순조 12)에 한차례, 1867년 (고종 4)에 다시 경산 화상이 석굴을 보수했다. 다시 1958년 춘성 선사가 석굴 내부를 좀 더 확장하여 개수하고, 1980년 정수 스님이 내부를 다시 확장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내부는 천연동굴을 확장하여 만들었고 입구는 아치형 홍예문을 달았다. - 안내판 내용  -

찾아간 날에도 내부에는 사람이 많아서 잠시 밖에서 지켜보다가 사진으로 만족합니다. 대체 저 사람들은 언제 와서 기도를 하고 있었던 것일까. 이런 것을 보면 사람들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끊임없이 기도합니다. 뭔가를 이뤄 달라고.....
보문사 맷돌. 맷돌 위에 작은 동자 인형들이 있었는데 일본의 전통 인형인 <마네키네코> 고양이가 있습니다. 삼색털 고양이 인형으로 행운을 불러들인다는 의미가 있는 일본 인형이죠. 하지만 양손을 들고 있는건 너무 욕심을 부린다고 해서 일본인들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실 저 마네키네코 인형은 이곳과는 그닥 어울리지 않는 인형인데 말이죠.

어쨌든 참 재미있는 장면이었습니다. 맷돌은 인천 광역시 민속자료 1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민속자료 1호인 문화재에 저런 인형으로 치장해 놓은건 좀 그렇잖아요. 맷돌위에 인형 올려 놓고 기도 한다고 세상만사가 다 잘된다는 일도 아닐텐데.. 어떤분이 인형에 먼지 앉았다고 연신 닦으십니다.  인형을 아주 많이 사랑하시는가봅니다.
냐옹~ 안녕하냐옹~ 난 보문사 맷돌 위에 있는 야옹이다 야옹~ 너희들의 복을 내가 다 가지겠다옹~ 
향나무 : 인천광역시 기념물 제 17호.

"뭔 나무가 이리 큰가?" 하고 봤더니 정말 오래오래 된 나무입니다. 수령은 600년이 넘었다고 하니 조선 중기부터 지금 까지 살아 온 나무입니다. 1950년 전쟁중에 죽은 것으로 보였으나 1953년 다시 살아났다고 합니다. 군데 군데 보존을 위해 땜질을 한 곳도 보이지만 보문사에 가게 된다면 한번 둘러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보문사 극락보전 앞에 있던 개님.
쓰다듬어도 가만히 있고, 앞에서 사진을 찍어도 별 관심을 안보입니다. 제일 볕이 잘 드는 곳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을 물끄러미 관찰 하기도 하고, 따뜻한 햇볕에 살짝 졸다가.. 한 무리의 애들이 뛰어 와서 소리 지르며 장난 치자 귀찮다는 듯이 슬금 슬금 자리를 옮깁니다.

오히려 끊임없이 기도하고 있는 사람들 보다는, 한마리의 개가 모든 세상 일을 다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을 풍기더군요.
극락보전 내부. 관음보살과 3,000불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기도시간이 지난 후라 그런지 한적한 모습입니다.

 

 

 

 

 
 


안양에서 강화 석모도 보문사 가기.

안양 왕궁예식장(킹덤) 건너편에서 3번 강화행 첫차 (6시)를 타고 한참을 달린 후에 도착한 곳은 <강화 버스터미널>. 좀 일찍 도착하면 "일출을 찍을 수 있겠다" 싶었는데 정말 꼬박 두 시간을 달린 후에야 <강화버스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터미널에서 약간의 짬을 이용해 아침을 먹은 후, <외포리>행 시내 버스를 타고 다시 시골길을 30분을 더 갔다. 시골길이라지만 오밀조밀한 높이의 산들과 논과 밭 사이로 난 도로를 지납니다.

<외포리>에 도착해서 시간을 보니 9시 30분 배가 있네요. 건너가는 시간은 15분 정도 걸리는데 아침 찬 바람이 거셉니다. <석모도>에 도착하니 <보문사>까지 가는 버스는 10시15분에 있어서 한참을 추위에 떨어야했습니다. 어디 가게에 들어가서 있기도 어색한 시간이고.. <석모도> 선착장에서 <보문사>까지는 20분을 더 들어가야 합니다.

대충 시간은 "오래 걸릴 것 같다."라고 생각 했지만 막상 와보니 시간이 만만치 않급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6시에 출발하는 첫차를 타고 최종 목적지인 <보문사>까지 무려 4시간30분이 걸렸습니다. 부산까지 가는 시간이네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오고 싶지만 걸린 시간을 보면 하루를 꼬박 보내야 하는 먼 거리라서.. 포스팅을 하는 지금 이 순간 그곳에 갔다 온 하루가 꿈결같이 느껴집니다.

안양에서 석모도 <보문사>까지 가는 시간을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안양 왕궁 예식장 거너편 3번 버스
06시00분 - 안양 출발
08시00분 - 강화도 시외버스 터미널 도착
08시35분 - 외포리행 버스 탑승
09시00분 - 외포리 도착
09시30분 - 석모도행 배 탑승
09시45분 - 석모도 도착
10시15분 - 보문사 버스 탑승
10시35분 - 보문사 도착
<외포리> 선착장. 앞에 보이는 곳이 <석모도>의 모습. 생각보다 큰 섬의 모습에 놀랐습니다. 하긴 버스로도 20분을 달려야 한다니 대충 크기는 예상했지만 실제로 보니 더 큰 섬이었습니다. 
역시 배에서는 새우깡 주기. 개인적으로 사람이 먹는 음식을 짐승에게 그냥 주는게 마땅치 않지만 구경하는 건 좋아합니다. 갈매기도 물고기 잡아 먹는 것 보다는 새우깡 받아 먹는데 더 큰 재주가 있는 것처럼 보이네요.
차가운 바닷바람을 피해 들어온 배 안. 딱 저 자리가 따끈따끈하니 좋습니다.
<보문사>행 시내버스.
아직 출발 시간이 안됐다고 시동 끄고, 문 활짝 열어 놓고 나가시는 기사님 센스 짱. -_-;;
<석모도> 선착장의 본래 이름이 <석포리>. 보문사행 버스 시간이 적혀 있습니다. 한시간에 1대가 운행됩니다. 시간에 맞춰 딱 출발하는게 아니고 배가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서 출발하기 때문에 10분~15분. 이렇게 시간이 적혀 있습니다.

갈매기 사진은 원 없이 찍었습니다. ⓒ 더공



ⓒ 더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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