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Movie2011.08.13 13:40
길버트 그레이프

길버트 그레이프 - 1993


길버트 그레이프 (What's Eating Gilbert Grape)

1993년도에 개봉한 〈길버트 그레이프〉. 이 영화를 보고 있을 때는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생각나는 영화. 누군가 그리워 해야 하는 시간이 되면 떠오르는 영화. 그리고 이들이 나온 영화가 개봉을 하면 항상 기억나는 영화가 바로 〈길버트 그레이프〉다.


사랑하는 어머니

길버트 그레이프 - 1993

이 영화를 보면 어렸을때가 생각난다. 학교는 산을 두개 넘고, 개울도 세 개를 건너고 작은 언덕과 논 밭 사이를 지나야 갈 수 있는 곳이었다. 꼬박 한시간 이상을 걸어야 도착하는 학교다 보니 거리상으로도 상당히 먼 거리였다. 뜨거운 여름날 학교에서 맨발로 놀다가 발가락을 심하게 다쳤다. 연락을 받고 한달음에 오신 어머니는 걷지 못하는 덩치 큰 아들을 업고서 그 산길을 꼬박 두시간 가까이 걸으셔서 집에 데려다 눕히셨다.

그런데도 나는 그런 엄마에게 감사하다는 말도, 고맙다는 말도 한마디 안했다. 그 힘들고 긴 산길을 걸으면서도 아들이 더 크게 다치지 않은 것에 감사하며 걸어 오셨던 그 마음보다 친구들에게 나이드신 나의 어머니를 보였다는 것이 왜 그렇게 창피했었는지 모른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왜 그랬는지 가슴을 치며 통곡해도 모자른 불효를 저지른 셈이다.


지금도 부딪히는 가족 이야기

이 영화는 보고 나면 그런 여운이 남는다. 부끄러워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스스로 부끄럽게 여기고, 남들에게 보여주기 싫은 엄마. 그렇지만 너무나 소중한 엄마와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충격을 받은 길버트의 엄마는 살이쪄서 거동조차 힘들게 된다. 그리고 31살의 노처녀 누나. 〈길버트 그레이프〉, 그리고 16살의 사춘기 여동생, 마지막으로 정신지체를 가지고 있는 〈어니 그레이프〉 5식구의 이야기다.

언제라도 무너질 듯 아슬아슬한 가정을 꾸려가는 한 가정의 모습에서 당시 시대상은 미국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모든 것을 꾸려 나가야 하는 가장의 모습. 그리고 그 가장이 없을 때 나머지 다른 식구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한 모습은 지금이나 그때나 다르지 않다.

길버트 그레이프 - 1993

작고 소소한 이야기의 클라이막스는 “어니 그레이프”가 경찰서에 잡혀 있을 때 찾아온다. 자식들에게 놀림감이 될 거라는 걸 알면서도 경찰서에 찾아가 당당하게 자기 자식 내 놓으라는 그 장면은 아마도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최고의 장면이 아닐까 싶다. “내가 부끄러운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나의 가족을 위해서는 그 어떤 부끄러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인다.
이제는 모두 유명한 연기자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로미오와 줄리엣 - 1996년

특히 이 영화의 출연진은 화려함 바로 그 자체인데 국내에서는 당시에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던 배우들이다. 특히 주연으로 출연했던 인물들 대부분이 10대~20대의 젊은 배우들이다. 그 중 정신지체를 연기했던 "어니 그레이프"역으로 나왔던 꼬맹이는 1996년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인기스타의 반열에 오르고, 1997년 전 세계의 여심뿐만 아니라 국내 극장에서도 온갖 비명이 터져나오는 인물이었으니 그가 바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길버트 그레이프〉에서 정말 정신지체를 앓고 있는 사람이 연기를 하는 것으로 착각할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줬다. 더군다나 눈썰미가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면 그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였다는 사실조차 망각하게 만드는 연기를 펼쳤다. 본인 또한 비디오로 한참 보다가 "어?? 저거.. 쟤 어디서 본 사람인데??"하는 생각에 더욱더 유심히 봤던 기억이 있다.

잠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자면 1997년 〈타이타닉〉이 국내 개봉 했을 당시 반응은 그야말로 콘서트장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극장 안에서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타이타닉호의 탐사가 끝나고 회상 장면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눈 부분만 살짝 비춰지는 장면에서 극장 안은 말 그대로 여자들의 꺄악~~ 하는 비명소리는 십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 이후 그 어떤 영화를 보더라도 극장 안에서 비명소리를 듣지 못했다. 내 기억으로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유일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길버트 그레이프〉로 "제6회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 (1993) 유망남우상", "제19회 LA 비평가 협회상 (1993) 신인상"을 수상하며 이후 승승장구한다.




너무나 풋풋한 “조니뎁”

줄리엣 루이스

칼리포니아 - 1993

출연진 목록을 안 본 사람이나, 〈캐러비안의 해적〉,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저 멋쟁이 젊은 총각이 "조니뎁"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그 정도로 앳된 얼굴의 조니댑은 이 영화에서 어쩔 수 없이 떠 맡은 가장의 역활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그 무거운 가장의 모습을 고뇌하고 갈등하고, 그러면서 가족을 생각하는 모습에서 "저들이 진짜 가족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화해낸다.

1984년 〈나이트메어〉에 출연해 “프레디”와 열심히 싸우던 어린 소년은 1990년 팀버튼 감독의 〈가위손〉에서 재능을 인정 받고,〈길버트 그레이프〉를 통해 완벽한 성인 연기자의 길에 들어섰음을 알리게 된다.

조연에서 주연으로 “줄리엣 루이스”
“길버트 그레이프 : 조니뎁”의 연인으로 나온 “줄리엣 루이스”는 1973년생으로 이제 중년의 연기자로 들어선 배우다. 〈길버트 그레이프〉 이전에 조연과 단역으로 영화에 얼굴이 나온다. 〈길버트 그레이프〉이후로 “브래드 피트”가 출연한 〈칼리포니아〉에서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다. 이후 많은 영화에 출연하고는 있지만 손에 꼽을 만큼의 흥행 영화가 없다는데 아쉬움이 남는 배우다.

사실 〈길버트 그레이프〉에서는 중요한 인물이긴 하지만 강렬하지 않다. 포커스가 "그레이프" 가족에게 맞춰져서인지 인상에 남는 연기는 없다. 그러한 아쉬움을 〈칼리포니아〉에서 마음껏 발산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PS. 〈보니 그레이프:엄마역〉로 나왔던 〈달렌케이츠 : Darlene Cates〉는 1947년생으로 현재도 잘 지내고 있다고 한다. 영화 보면서 정말 오래 살지 못하는게 아닌가 했는데 말이다.


길버트 그레이프

길버트 그레이프 - 1993


가족영화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를 추천하는 이유는 그 많고 많은 가족 영화중에서도 유난히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가족 구성원들의 심리적 변화와 집안에서의 가장의 위치. 불편하지만 서로 보듬어 줘야 하는 가족이라는 단어를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다. 더불어 지금은 대 스타가 된 이들의 젊은 날 모습을 보는 재미도 빼 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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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더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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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도 정말 좋아하는 영화중 하나랍니다.
    디카프리오한테 빠져서 정신없었을때 그의 영화를 추적하면서 봤던 영환데
    정말 여운이 많이 남았던 영화네요..
    오랜만에 반가운 이름에 즐거워 하고 갑니다!

    2011.08.13 15: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한번 보고나면 꼭 다시한번은 보게 되는 영화더라고요.
      저도 몇번을 봤는지 모르겠네요.
      이 영화 이후로 디카프리오, 조니뎁 나온 영화는 자연스럽게 다 찾아 보게 되더라고요. ^^

      2011.08.14 13:16 신고 [ ADDR : EDIT/ DEL ]
  3. 디카프리오의 연기는 어릴 때부터 쌓아온 것 같아요.
    리뷰만 봐도 무척 감동적인 영화일꺼라는 생각이 드네요.

    2011.08.13 15: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아~ 디카프리오가 나오는 군요
    타이타닉 때문에 좋아진 배우입니다
    토요일 오후를 편안하게 보내세요~

    2011.08.13 15:4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넵. 디카프리오 조니뎁등 지금은 너무나 커버린 배우들의 젊은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

      2011.08.14 13:47 신고 [ ADDR : EDIT/ DEL ]
  5. 요즘 영화삼매경에 빠져 있는데..
    더공님한테 영화리뷰 쓰는것좀 배워야 겠네요...ㅎㅎㅎ
    주말도 화이팅 하세요^^

    2011.08.13 16: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새라새님은 리뷰 쓰셔도 정말 잘 쓰실 것 같은데요.
      우선 시작 하세요. ^^

      2011.08.14 13:49 신고 [ ADDR : EDIT/ DEL ]
  6. 다들 멋진 배우죠^^가위손 조니뎁 연기도 펭귄 같은입술이 떠오릅니다^^

    2011.08.13 17: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가위손을 정말 인상 깊게 본 영화인데..
      그 다음 영화가 이런 가족영화라서 살짝 놀랍더라고요.
      ^^

      2011.08.14 13:50 신고 [ ADDR : EDIT/ DEL ]
  7. 진짜 젊어 보이네요. 두 배우분들. 저런 시절도 있었군요.^^

    2011.08.13 19: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이츠하크님... 우리도 저렇게 아주 쌩쌩 파릇파릇할 때가 있었죠....ㅎㅎ

      2011.08.14 13:51 신고 [ ADDR : EDIT/ DEL ]
  8. 조니뎁과 디카프리오~!!
    정말 환상의 조합이네요^^ ㅎㅎ
    잘 읽고 갑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2011.08.13 19: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아마 저 둘이 같이 영화에 나온 것은 이 영화가 처음이 아닐까 싶네요.
      둘이 동시에 영화에 나오는 걸 볼 수 있을지...

      2011.08.14 13:52 신고 [ ADDR : EDIT/ DEL ]
  9. 비밀댓글입니다

    2011.08.13 20:43 [ ADDR : EDIT/ DEL : REPLY ]
  10. 비밀댓글입니다

    2011.08.13 21:05 [ ADDR : EDIT/ DEL : REPLY ]
  11. 와 현재 명배우들의 옛 시절을 볼 수 있는 영화네요 ㅎㅎ

    아 그러고 보니 이거 어머니가 보라고 한 영화;;ㅎㅎ 나중에 진짜 봐야겠어요 ㅎㅎ

    더공님~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2011.08.13 22: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정말 이 영화를 아직 안보셨으면 꼭 보라고 추천하고 싶네요.
      잔잔하지만 여운이 아주 오랫동안 남는 영화입니다. ^^

      2011.08.14 13:52 신고 [ ADDR : EDIT/ DEL ]
  12. 바람될래

    음..
    아주 오래전에 봤던 영화인거같은데요..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ㅡㅡ
    더운데 잘 지내시죠..?
    남도2박3일 가이드중인데요..
    숙소에서 인사드립니다..
    일정 끝내고
    다시 찾아올께요..^^

    2011.08.13 23: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이야~~~ 연휴 맞아서 여행 떠나시는군요.
      좋은 곳, 예쁜 곳, 좋은 음식 많이 드시고 즐겁게 다녀 오세요~~

      2011.08.14 13:53 신고 [ ADDR : EDIT/ DEL ]
  13. 가족을 다루는 영화이군요..
    소소하지만 가장 많은 것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우리의 인생과 비슷해서
    좋을 것 같네요~~
    오래된 영화인데 챙겨볼게요!

    2011.08.13 23: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와~~한번 보고 싶은 영화네요
    가족영화라서 보고 싶기도 하지만,,
    제가 좋아 하는 배우들이 다 나왔네요
    한번 찿아 봐야 겠습니다

    2011.08.14 00: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가위손의 조니뎁은 기억이 나는데 프레디와 길버트 그레이프에도 나왔었군요.
    오래전에 봤던듯한데 내용이 잘 기억이 안나네요.
    오랫만에 찾아서 봐야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2011.08.14 03: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요즘 은근...외국사람들에게 호감이 가기 시작하였는데...
    길버트 그레이프~~~
    옆모습 너무 멋져요..

    2011.08.14 06:3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옛날 영화 가끔 들여다보면 어릴적 스타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멋진 포스팅 잘 읽고 갑니다. 행복한 휴일되세요.

    2011.08.14 09: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잔잔한 감동으로 그 시대를 추억하게 하는 영화입니다.
    요렇게 대스타들이 포진하고 있었네요.^^

    2011.08.14 12: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9. 요런 영화가 잇엇군요!! ㅎ
    흥미가 생기는데 챙겨봐야겟어요 ㅎ
    잘 보구 갑니다^^

    2011.08.14 13:0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헉스 저게 조니탭 인건가요 진짜 많이 변했군요. 그나저나 두 거물배우가 인기얻기 전에 찍은 영화라니 그거 만으로도 볼 가치는 충분 하겠어요

    2011.08.14 15: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cllove5949

    리뷰 잘 읽고 갑니다.길버트 그레이프 꼭 보고싶네요.

    2013.05.21 03: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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