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TV

K팝스타 절망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by 더공 2012. 3. 13.


고생한 제작진
지난주 2차 생방송을 지낸 K팝스타는 이제 2주차 생방으로 넘어가고 있다. 1차 생방에서 보여준 완전 초보적인 실수들이 2차 생방에서는 어느정도 고쳐진 듯 하다. 1라운드에서 보여 주었던 최악의 음향효과와 거품이 빠졌다는 혹평을 들었던 참가자들이 2주차로 접어들면서 어느정도 안정을 찾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시청률 또한 0.2%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모든 것을 바꿨는데 참가자들에게는 밀리언셀러중에서 마음껏 노래를 고르라고 하고, 음향에는 효과도 마음껏 집어 넣어서 시청자들이 듣기에는 한결 좋아졌다.

가장 많이 바뀐 부분은 시간에 대한 제작진의 꼼꼼함이 돋보인다. 지난주에는 분 단위로 쪼갰다면 이번 2차라운드에서는 초 단위로 쪼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일은 많아졌겠지만 박진영씨의 공기역학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줄어들었고, 심사위원들의 시간 또한 적당히 줄어들어서 참가자들에 대한 인터뷰 시간도 그만큼 늘어나게 되었다.

전체적인 시간이 조절이 되다보니 자연스럽게 참가자들에게 집중을 할 수 있게 만들었고, 초반에 문자투표에 대한 친절한 안내까지 여러가지 신경쓴 흔적이 보였다.




가장 많은 안티를 지녔던 김나윤 탈락
지난 생방 1라운드에서 마지막 이정미양과 나란히 서서 마치 김나윤양이 이정미양을 떨어뜨린 것 같은 느낌으로 어마어마한 악플에 시달렸던 김나윤은 21세기 최고의 디바라 불리는 아델의 'Set fire to the rain'를 불렀지만 심사위원들에게 최악의 점수를 받으며 탈락했다.

사실 김나윤의 탈락은 오래전부터 예견됐는데 개인적으로는 김나윤양이 처음부터 밉보여서 그랬지 현재 TOP8에 올라가 있는 어떤 참가자보다는 훨씬 낫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어찌됐든 김나윤양은 조만간 좀 더 늘어난 실력으로 다시한번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창작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주고 싶은 참가자

고추잠자리를 부르는 이승훈군.

매 경연마다 창작을 해야 하는 고통이 따른다고 본인은 말을 한다. 그렇다면 창작하지 말고 다른 참가자들처럼 노래를 불러보던가 그도 아니면 퍼포먼스가 있는 노래를 한번 해 보라고 말이다. 어차피 다른 참가자들도 다른 사람의 노래를 본인에 맞게끔 바꿔 부르는 것이라면 이승훈군도 다른 사람의 노래와 퍼포먼스를 가져다가 바꿔서 해봤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수긍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승훈군이다. 고추장 비빔밥에 마요네즈와 토마토 소스를 섞은 것처럼 어울리지 않는 참가자가 TOP8까지 올라갔는지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납득을 시켜야 한다. 이것은 K팝스타 제작진들도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하는 부분이다.

슈퍼스타K에서 울라라세션이 보여줬던 그 퍼포먼스와 노래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 눈이라도 즐거워야 하는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그렇다면 귀라도 즐거워야 했는데 귀도 즐겁지 않고, 보는 내내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였다. 이 참가자는 노래 가사를 틀리게 부르고, 어떤 부분은 건너 뛰기까지 했지만 박진영씨의 콩깍지 막귀에는 88점이라는 예쁘게만 보이는가보다. 창작이 힘들어서 그정도 밖에 못보여 주는 것이라면 창작이 아닌 다른거라도 따라 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최소한 시청자들은 비교라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 모두가 예상하는 시나리오
어차피 TOP5부터 봐도 된다는 인식이 이미 깔려있다. 다음 참가자의 예상되는 탈락. 그리고 그 다음탈락까지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TOP4에는 이하이, 이미쉘, 박지민, 백아연이 남을 것이다. 물론 그 사이에 이승훈군이 심사위원 점수를 꼴찌를 단 한번도 받지 않는다면 이승훈군은 시청자 문자투표의 힘으로 TOP4에 올라갈 수 있다.
"백지웅, 박제형, 윤현상 + 이승훈"
앞으로 줄줄이 탈락할 참가자는 백지웅, 박제형, 윤현상, 이승훈이다. 특히 이승훈군을 제외한 세명 중에 심사위원 점수를 단 한번이라도 최하위나 뒤에서 두번째 점수를 받는다면 그 참가자는 탈락이다. 왜 그럴까? 문자투표의 위력이다. 시청자 문자투표율 30%와 사전투표율10%의 무시무시한 힘을 심사위원이 이기려면 탈락시키고자 하는 참가자의 점수는 무조건 최하위로 줘야 한다는 얘기다. 그리고 문자투표에서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도해야 한다.

여기서 제작진의 고민은 깊어진다. 이승훈군을 위로 올려보내면 시청자 게시판에는 불만 글이 점점 많아지고, 그에 따라 K팝스타는 시청률 또한 장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그나마 생방이 제정신을 차렸는데 뻔한 오디션 프로그램과는 동떨어진 참가자가 계속 올라간다면 시청자는 결국 등을 돌리는 결과가 찾아온다. 1년 내내 하는 프로그램도 아니고 단기 프로그램에 SBS는 목숨 걸었는데 시청률 하락은 치명적이다.



나는 가수다가 거듭된 참가자의 논란 때문에 자멸하다시피 시즌을 종료하고 두번째 시즌으로 급격하게 준비하게 된 상황을 K팝스타에서 벌써 보여주고 있다. 같은 논란을 가지고 한주 한주 지날 때마다 프로그램 자체에 "亡(망할망)"자를 하나씩 더 새기는 꼴이 된다. 경쟁사의 오디션 프로그램인 위대한 탄생이 점점 하이라이트로 가는데도 불구하고 왜 시청률이 답보 상태인지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

더 큰 문제는 그 참가자가 가지고 있는 팬층이 두꺼워서 문자투표에서는 항상 상위권에 위치하게 있다는데 있다. 떨어뜨리려면 매주 최하위의 점수를 주고 문자투표에서 떨어지길 기대해야 하는데 그마저도 어렵다. 시청자 참여율 40%의 벽을 넘으려면 심사위원 점수상 이승훈군을 맨 아래에 두고 바로 그 위에 이하이나 박지민, 백아연을 올려놔야 이승훈군이 탈락한다는 시나리오가 써진다. 그런데 이하이와 박지민은 항상 높은 점수를 받고 있으니 그마저도 어렵다. 무리수를 둘 수 밖에 없는데 그러한 모험하다가 우승후보가 탈락한다면 그날로 프로그램 문 닫는 날이다.

결국 가장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큰 참가자는 이미쉘양이다. 현재 인기투표상 이승훈군 보다 아래에 있는 이미쉘이 단 한차례라도 이승훈군과 탈락 경쟁을 하게 된다면 이미쉘양이 탈락하는 그림이 그려진다. 이쯤되면 제작진 입장에서 사면초가라는 말이 딱 맞는 말이다. 꼼수를 부리자니 시청자 눈이 무섭고, 안부리자니 박진영의 해바라기 사랑에 이승훈군은 TOP4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답답하지 않은가.


"20년 경력의 40대 흑인분을 찾습니다"
지난주 이정미양을 하위 점수를 주며 탈락시키고 심사위원들의 잘못이 아니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던 박진영씨. 중학교 학예회를 보는 듯한 퍼포먼스를 펼친 이승훈군에게 "너무 좋았다. 매번 너무 좋을 필요는 없다"라는 말로 수많은 사람들을 막귀, 막눈으로 만들었다. 더욱 놀라운 반전은 박지민에게 "20년 경력의 40대 흑인이 오신 날 같다"는 심사평. 대체 그 20년 경력의 40대 흑인 분은 누구신지 궁금하다.

그리고 최대의 반전은 박지민 86점 이승훈 88점. 박진영씨는 대체 어떤 기준으로 심사를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박진영씨. 그러다 해바라기 되겠소. 승훈사랑 박진영~ 혹시 JYP 집에 이승훈군 액자가 걸려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과연 지난주보다 방송이 좋아졌나?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전체 진행도 매끄러워졌고 참가자에게 공정한 시간 분배도 좋아졌다. 그럼에도 시청자 입장에서 이 프로그램을 보는 것에는 불편함이 따른다. 가창력이 문제가 되니 음향에 에코 좀 넣고, 자신이 있는 노래를 부르게 했는데도 감흥이 없다. 일부 출연자는 벌써 2주일이 넘게 트레이닝을 받고 연습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무대 위에서는 안전빵 노래만 부르고, 덜덜 떨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한 모습은 시청자에게 그대로 들어오게 마련이다.

나이가 어리고 생방에 대한 압박감에 생방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스튜디오 오디션에서는 가창력 있는 실력자들이 비주얼이 약하다는 이유로 줄줄이 떨어졌고 지금의 절망적인 추락을 만든 장본인들은 심사위원들 스스로가 아닌지 돌아볼만하다. 결국 자신의 입맛에 맞는 출연자를 뽑았는데 그 출연자를 어느정도까지 올려놔야 자신의 체면이 서는 사면초가에 빠진 형국이라는 얘기다. 수많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막귀로 치부하면서 말이다.

또한 일부에서 제기되는 SM YG JYP 에서 자신들의 직원을 뽑는 오디션에 시청자들이 문자투표까지 해 가면서 직원을 대신 뽑아줘야 하느냐는 본전 생각나게 하는 부분이다. 아무리 소속 기획사 직원을 뽑는 쇼를 한다고 하지만 심사위원들의 생각과 시청자의 생각이 어느정도까지는 일치해야 본전 생각이 나지 않는 법이다. 시청자의 공감대가 없는 심사기준이라면 더이상 K팝스타를 진행할 필요가 없다.


PS. 지난 K팝스타 포스팅에서 화면 캡쳐한 부분이 저작권 관련으로 강제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
화면캡쳐는 리뷰 쓰시는 분들 주의 하시기 바랍니다. 글까지 전부 블라인드 처리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