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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Travel

(강원) 속초 - 가을의 설악산 권금성에서 구름을 보다

by 더공 2010. 10. 23.

오전 9시 30분에 출발한 버스는 오후 1시30분에 속초에 도착했습니다. 무려 네시간이 걸렸습니다. 직통이라고는 하지만 안양에서 속초까지는 거리가 있는만큼 참으로 멀고도 먼 거리임은 분명합니다.

버스안에서 북적북적한 대포항을 지나고 "속초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내려보니 생각보다 도로가 한산합니다. 아무래도 여름시즌도 아니고 단풍시즌도 지나서 그런지 차량도 별로 없고 사람들도 별로 지나다니질 않습니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설악산까지는 7-1번 시내버스가 다니는데 버스가 별로 없네요. 무려 30여분을 기다린 끝에 버스 탑승. 30여분을 달리니 설악산 입구가 나옵니다. 아래에서 봤을 때 설악산은 구름과 바람으로 완전 폭풍우가 치는 것처럼 보여서 걱정이 앞섭니다.

바람이 많이 불면 권금성 케이블카가 운행을 중지 할 수도 있다는 말에 살짝 조급하게 뛰었습니다. 여기까지 와서 헛걸음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조바심마저났습니다. 케이블카 입구에 들어서니 다행이 바람은 불지만 운행이 정지될 정도는 아니더군요. 30여명의 중국인 관광객과 함께 올라간 권금성은 고등학교 때 가본 이후로는 처음입니다.

변한건 계단이 조금 변했고 나머지는 변한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때는 여름에 올라갔었는데 이제는 늦가을에 올라가보네요.

높긴 높은가보다... 낮게 깔린 구름이 바로 손 앞에 있는듯한 착각을 일으킵니다. 고등학교때 이곳 권금성에서 느꼈던 감동은 뭐랄까.. 한번 훌쩍 뛰면 저 푹신해 보이는 나무 숲이 그냥 안전하게 감싸줄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었죠. 어마어마한 높이의 절벽 위에 서 있는 느낌이었죠.
가만 보면 노란색을 보이는 나무는 별로 없는 것 같네요. 은행나무 몇그루 이외에는 노란색깔을 찾아보기 힘드네요. 개인적으로는 빨간 단풍도 좋아하지만 은행잎의 노란색도 상당히 마음에 드는데 말입니다. 글을 써 놓고 보니 제가 좋아하는 단풍 색깔 찾는 것도 웃깁니다.
얼마만의 케이블카 탑승인지 기억이 까마득합니다. 매번 볼 때마다 신기한 이동수단입니다. 분명 철 줄로 된 것을 따라 이동하는건 알겠는데 그 이동 방식은 정말 신기하기만 합니다. 특히나 중간 중간 보면 저렇게 매듭으로 묶어져 있는 곳도 있고, 굴곡도 있는데 별다른 방해 없이 그냥 쑥~ 올라갔다 쑥~ 내려오는 케이블카는 최곱니다.
찾아간 날이 구름이 많아 제대로 된 단풍 구경을 하질 못했네요. 단풍의 매력은 역시 강렬한 태양에 빛나는 새빨갛고 샛노란 것이 온 산에 이글거리는 모습인데 말입니다.
역시 설악산 권금성은 언제 봐도 멋집니다. 구름 사이를 비집고 내려오는 태양도 그렇고, 그런 빛에 따라 모습을 보였다 사라지는 저 수많은 봉우리들도 그렇고 너무너무 멋진 곳입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저 멀리 속초시 뒤로 동해 바다가 보이고 그 위로 구름이 손에 잡힐듯 가깝게 보입니다. 눈으로 보면 정말 앞에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는데 이렇게 렌즈를 통해 보니 그래도 거리는 상당하네요.
그래도 카메라는 줌~ 이라는게 있어서 좋습니다. 살짝 땡겨보니 마치 푹신한 솜이불 같은 구름이 보이네요. 완전 새 하얗게만 보이는 구름도 저렇게 나름대로의 색깔이 있군요. 눈으로 직접 봤을 때 이 정도의 거리감이었습니다.
역시 가늘엔 설악산입니다. 사람 뜸한 날 골라 한번쯤 가보는 것 도 좋을 듯 합니다. 지금 시즌이 시즌인만큼 사람도 많고, 케이블카 기다리는 시간도 길겠지만 그래도 가을엔 단풍 구경한번 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 더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