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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TV

보이스코리아 하늘을 날다 #01

by 더공 2012. 5. 13.

2월달에 시작한 보이스코리아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총 14회. 약 석달간 엠넷을 통해 방송된 보이스코리아는 프로그램 포멧을 사왔지만,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에 한 획을 긋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어? 시작이다 하는데 어느새 결승전까지 끝나버렸습니다.

1차 심사, 2차 심사를 거쳐 블라인드 오디션, 그리고 배틀무대, 생방송무대까지 그야말로 한 회가 끝날 때마다 온 언론 미디어에 기사가 쏟아져나올 정도로 화제가 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미국 보이스아메리카를 이미 봤던 터라 보이스코리아에 대한 관심도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특히 블라인드 오디션 당시 강미진(요아리)의 "미아"는 국내에 저런 사람, 저런 가수가 있었나 싶었을 정도로 온 몸이 소름이 돗아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배틀라운드는 매 회마다 "이게 진정한 오디션이다. 매주 멋진 공연을 보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생방송 무대 또한 저절로 몸이 움직여 질 정도로 짜릿짜릿한 공연이었습니다. 오디션에서 노래 잘하는 것 보다는 멋진 "쑈"를 시청자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기본 포멧에 충실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멋진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최강자들끼리 붙여 놓으니 아까운 탈락자들이 속속 탈락하는 진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석달간 금요일 밤마다 즐거운 공연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엠넷에서는 시즌2를 계획하고 있다하니 다음 시즌에는 어떤 참가자들이 나올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좀 더 높이 날아오를 수 있었던 절반의 성공
초반 시청률 3%로 시작해 배틀라운드에는 평균 시청률이 6.1%까지 치솟습니다. 그런데 정작 생방송 시작하면서 시청률은 급격하게 줄어들며 생방송 내내 2%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힘을 얻지 못하고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오히려 뒤로 갈수록 시청률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앞으로 시즌 2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해답을 말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왜 홈페이지가 두군데지? 참가자 정보는?
실제 방송은 케이블 TV인 엠넷에서 방송이 되는데 방송보기와 음원은 엠넷, 사전투표와 방송보기는 티빙을 통해 봐야 하는 웃기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때문에 가입하기 싫어도 가입을 해야 하는 수고를 시청자들에게 강요를 한 것이죠. 더군다나 홈페이지 참가자 프로필에는 배틀라운드 당시 탈락했던 참가자가 아직도 있습니다. 홈페이지에 신경을 쓰고 있지 않는 것이죠. 이러한 문제는 다음 시즌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오디션 프로라는 것이 매일매일 정보가 바뀌고, 매주 데이터를 교체해야 하는 데도 메인 화면만 교체되고 내부 페이지는 전~혀 손대지 않는 점.

참가자들의 정보는 팬들 스스로 찾아내야 했습니다. 최소한 생방송에 접어들면 기본 정보 정도는 써 놓고 팬을 모아야 하는데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결국 "너희들은 노래만 불러라. 우리는 그냥 송출만 하련다~"는 식이 되어 버렸습니다. 팬들이 정보 찾아서 올리고, 팬들이 알아서 트위터 팔로우 하고, 팬들이 알아서 페이스북 친구하고, 팬들이 알아서 사진 올리는 수고를 해야 했습니다.

참가자들과 시청자들을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가장 이슈가 되는 순간에 방송 보기 어렵게 만들고, 업데이트도 안하고, 홈페이지는 두군데다 만들어 버리고, 밤새도록 광고 글이 올라와도 지워지지 않는 게시판까지... 다음 시즌에서는 준비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 보이스코리아. 기억에 남는 참가자

#01 우혜미 - "내가 우혜미다!!"
게릴라 콘서트에서 본 우혜미는 너무나 멋진 참가자였습니다. 저음부터 고음까지, 그리고 무대매너와 퍼포먼스는 다른 참가자들과는 비교불가할 정도로 음색이 단단했습니다. 명동 한복판에서 생라이브로 노래를 부르라고 해도 부를 것 같은 느낌이랄까..

우승까지는 아니더라도 결승에는 무난하게 올라갈 것이라 생각됐던 참가자입니다. 예상대로 결승전까지 올라갔고 히든 카드로 꺼낸 것은 서태지의 "필승". 제가 정말 좋아하는 서태지. 그 서태지의 "필승"을 불렀는데 여러곳에서 음정도 삑싸리 나고, 다소 무리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저는 우혜미의 무대를 보면서 울컥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가수요? 가수가 뭐죠?
가수.. 너무너무 많잖아요.
노래만 하는 사람보다는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순간일 수도 있는 무대에서 자기가 해보고 싶었던 공연을 한것이죠. 지금까지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참가자들은 도전하는 모습보다 안정적이고 점수를 많이 받는 곡을 선곡해서 부릅니다. 특히나 시청자 참여라는 것이 도입되면서 이러한 흐름은 슈퍼스타K, 위대한 탄생, K팝스타 까지 모든 참가자가 안정적이고 시원스러운 고음의 곡을 선택 합니다.

우혜미는 보이스코리아 오디션에서 '어차피 우승은 다른 사람이 할 것이고, 사전투표나 문자투표에서도 어쩔 수 없다. 그러니 그냥 한번 해보고 싶은 것을 하자'라고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실제 결승전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공연을 한 사람은 사람은 우혜미가 처음이었습니다. 아마도 오디션 결승전에서 서태지의 "필승"을 부른 것은 전무후무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다양성과 개성이 존중받는 오디션을 꿈꾸며
어떤 사람들은 또라이, 미친거 아니냐며 깍아내리기 바쁘지만 저는 진정한 오디션 무대를 봤습니다. 오디션은 이래야 한다는 하나의 길을 열었다고 생각이됩니다. 배틀라운드부터 생방송까지 우혜미가 보여준 무대는 블루스, 발라드, 댄스곡까지 자신만의 색깔로 무대를 만들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식상하게 흐를 수 있는 결승전 무대에서 관객을 일으켜 세우는 힘. 이건 보이스코리아 참가자 중 유일하게 우혜미만 가진 힘이고, 능력이었습니다. 비록 "필승"이라는 노래가 음원으로도 나오지 않고, 우승과는 멀어진 무대였다 하더라도 관객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이 무대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앞으로 우혜미의 파워는 그 어느 참가자보다도 클거라 생각됩니다.

우승도 중요하지만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 내고, 자신의 색깔에 대해서 당당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참가자가 좀 더 높은 점수를 받는 오디션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보이스코리아에서 밝혔던 것처럼 멋진 뮤지션으로 다시 보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02 강미진(요아리)

요아리는 "스프링쿨러"와 "요아리"라는 음반이 나와 있고, 여러차례 방송에도 출연한 적이 있었지만 인지도는 거의 없었던 참가자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지지했고, 잘됐으면 하고 바랬던 참가자였습니다. 난생처음 문자투표라는 것도 했던 참가자입니다.

보이스코리아 팬 중에는 블라인드 오디션당시 요아리의 "미아"를 듣고 팬이 된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저 또한 그 노래를 듣고 이후부터 보이스코리아 강미진팬이 됐습니다. 준결승전에서 강미진(요아리) 탈락 이후로 급격하게 관심이 식은 걸 다시 정상적으로 돌리는데까지 시간이 걸릴 정도로 그 탈락의 충격은 어마어마했습니다.

"어?" "왜?" "진짜?"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충격을 받은건 사실입니다. 그녀가 보여주었던 그 많은 노래를 보면 탈락한 것이 도무지 믿기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실제 유투브에 떠돌아 다니는 모나리자걸의 노래들, 수많은 공연 동영상을 보면 요아리의 탈락은 꿈이라는 누구의 말처럼 거짓말 같은 탈락이었습니다.

굳이 탈락의 변을 말하자면 첫 생방의 무리한 선곡, 그 이후에 찾아온 컨디션 난조로 볼 수 있습니다. 장재호가 생방 들어서면서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것으로 탈락한 것 처럼 요아리 또한 파이널까지 체력을 끌어올리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고 보여집니다.

그럼에도 요아리는 다른 참가자들과 확연히 다른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안전한 곡 보다는 실험적인 무대를 많이 보여줬습니다. "미아", "마리아", "유혹의 소타나", "어글리(Ugly)", "아버지". 댄스곡부터 발라드. 아이돌 노래까지 모든 것을 보여줬습니다. 생방송 두번째 라운드부터 몸이 안좋은 상태에서도 어느 무대 부럽지 않은 퀄리티를 보여줬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락발라드 한곡만 불러줬으면 했는데 결국 보여주지 못한 것이 계속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 어느 참가자보다 빛났던 참가자
어차피 오디션이라는 것은 단 한명의 우승자만 나오는 시스템입니다. TOP8에서 조차도 전체 참가자중 두번째로 많은 문자투표를 받았으니 요아리의 파워는 이미 입증이 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비록 TOP8에서 멈춰야 했지만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요아리가 누군지 알게 됐고, 그녀의 옛날 노래를 듣고 있으며,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나비"의 가사처럼 이제 시작입니다!!



PS. 보이스코리아 리뷰를 85,000 명 정도가 읽어 주셨네요. 직관 한번 없이 쓰느라 고생했었는데 부족한 글인데도 불구하고 찾아오시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이스코리아 시즌1은 끝났지만 오디션 참가자들은 이제 시작입니다. 꿈을 가지고 참가했던 그 참가자들을 계속해서 지켜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