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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TV

[응답하라 1994] 칠봉이의 짝사랑이 부담스럽다

by 더공 2013. 12. 3.

경축!! 성나정 ♥ 쓰레기 커플~

< 응답하라1994 > 두 번째 커플이 탄생했다. 이미 조윤진과 삼천포는 공식 선언을 했고, 성나정의 오랜 꿈이었던 쓰레기와 드디어 사귀게 된 것이다. 사실 이전까지만 해도 뭔 "첨밀밀"도 아니고 지지부진한 그들의 모습에 답답함을 느꼈는데 12화 13화에서 그러한 갈증에 대해 해소가 됐다.

극 초반부에 열풍처럼 불었던 성나정 남편 찾기가 더 이상 흥미를 끌 수 있는 요소가 아닌 것으로 결론이 났다. 초반에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성나정 남편 찾기에 몰두했었으나 "누구라도 남편이 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이상 시청자 입장에서는 굳이 남편을 찾을 필요성이 없어진 것이다.

때문에 이제 몇 회 밖에 남지 않은 후반부를 멋지게 이끌어 가려면 성나정 남편 찾기 보다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에피소드에 힘을 실어줘야 되는 시점이었다. 오히려 성나정과 쓰레기를 엮어주면서 후반부에 대한 제작진의 고민을 일차로 덜게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칠봉이 팬들이야 가슴 무너지는 심정이겠지만 응사 팬으로써는 오히려 다행이다.



우연 그리고 질투

이미 쓰레기는 성나정과 사귀기로 마음을 먹었고, 칠봉이가 나정이에게 고백한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저녁에 만나기로 했는데 조윤진의 말을 들은 성나정은 약속을 취소하기로 하고 변명을 댄다는 것이 윤진이가 발을 다쳐서 못가겠다는 말을 한다.

이때 우연찮게도 칠봉이가 발 부상을 당하고, 조윤진이 삼천포와 낮술을 마신 것을 알고 있다. 그런걸 알면서도 기다릴테니 늦게라도 오라고 한다. 병원에 도착한 성나정을 향해 가볍게 포옹할 줄 알았는데 진한 키스까지... 멋지다 쓰레기!!

제작진의 의도를 봐 주자고요~~
쓰레기는 고백하기 바로전까지 오해하고 살짝 질투를 하고 있었어요~

기가막히게도 성나정이 핑계를 윤진이 다리 아프다고 말을 했는데, 쓰레기는 진짜 다친건 칠봉이라는 사실에 무슨 생각을 했을지 살짝 그 심정이 이해가 됐습니다. "나정이 칠봉이 다친걸 말하자니 쓰레기 오빠가 오해할 것 같으니 윤진이 다쳤다고 말하고 못온다고 했던 것이구나.."라는 오해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황이었죠. 그래서 쓰레기는 동료친구의 담배 한갑을 거의 다 피우고 말이죠.  


 


칠봉이의 짝사랑이 부담스럽다.

그녀 몰래 같은 강의 듣기, 그녀의 공간에 들어가기,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몰래 바라보기....

위의 내용만 본다면 으스스한 스릴러물이 생각난다. 스릴러가 아니다. 하지만 이 유쾌하고 진지한 < 응답하라 1994 >에서 칠봉이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니다. 만약 성나정이 쓰레기와 인연이 없었다면 분명 지고지순한 사랑의 모습으로 비춰졌을 텐데 그렇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 드라마가 스릴러물이었다면 어땠을까? 과연 순수한 짝사랑의 모습으로 볼 수 있을까 말이다.

"끝날 때 까지 끝난게 아니다???”


다른 연인이 깨지기만 바란다는 것인가? 그럼 막장 드라마로 가겠다는 것인가? 작가님의 고충은 알겠지만 더 이상 삼각관계로는 이 드라마를 이끌고 나갈 수 없다. 그리고 더 이상 칠봉이가 성나정을 바라본다면 그건 짝사랑이 아니라 비극으로 흘러갈 수 밖에 없다. 이미 칠봉이라는 캐릭터가 확실하기에 그에 맞는 에피소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 “성나정 빼앗아오기“ ”쓰레기랑 성나정 깨지기“ 이런 것을 바라는 모습으로 남기에는 칠봉이라는 캐릭터가 너무 아깝다는 얘기다.

그동안 짝사랑하던 캐릭터가 나온 영화를 보면 개인적으로는 < 러브액추얼리 >의 마크와 같은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너무나 유명한 장면인데 크리스마스 이브에 짝사랑했던 친구의 와이프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나하나 적어서 깨끗하게 고백하고 시원하게 돌아서 가는 그런 모습 말이다. "이걸로 됐다"는 그런 모습을 칠봉이가 보였으면 좋겠다. 물론 그런 모습을 만드는 것은 제작진에서 할테지만 말이다. < 은행나무 침대 >의 황장군 같은 모습으로 점점 닮아가는 것 같아 살짝 걱정되긴 하지만... 싫다.

부디 다음화부터는 칠봉이에게도 따뜻한 사랑이 찾아왔으면 좋겠다. 성나정 바라보면서 눈물흘리는 아픈 사랑 말고 따뜻한 사랑을 했으면 좋겠다.

※ 사용된 이미지는 tnN <응답하라 1994>리뷰만을 위해 사용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