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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Movie

[영화리뷰] 서유기 2 - 선리기연 후회하지 않으려면 이 영화를~

by 더공 2013. 12. 10.

서유기 2 - 선리기연

西遊記 完結篇 之 仙履奇緣
A Chinese Odyssey Part Two - Cinderella, 1994



영화인 중에 나이먹어가는 것이 가장 안타까운 사람이 바로 <주성치>다. 주성치 본인은 어떨는지 몰라도 나는 그렇다. 얼마전에 뉴스 사진에서 나온 사진에서는 머리에 눈이 하얗게 내려앉은 듯한 모습의 백발의 노인의 모습이어서 더욱더 안타까웠던 기억이 있다. 세월의 흐름이야 어떨런지 몰라도 그가 나이 먹는 것이 왜이리 싫은지..


주성치 영화중 걸작중의 걸작. 두고두고 또 봐도 재미있고 감동적인 영화. TV시리즈나 영화로도 많이 만들어졌지만 <서유기 - 월광보협> <서유기 - 선리기연>은 서유기 영화중에서도 최고로 쳐주고 싶다.


알다시피 이 영화는 서유기 1, 2편으로 나온 영화다. 1편 <월광보협>이 유쾌하다면 2편 <선리기연>에서는 왜 월광보협으로 옥신각신 해야 했는지에 대해 나온다. 마치 잘 짜여진 톱니바퀴처럼 운명의 실타레는 엮이고 엮여 결국 손오공이 금고아(머리띠)를 두를 수 밖에 없었던 내용이다. ※ 금고아 : 원래 서유기에서는 삼장법사가 손오공을 통제하기 위해 씌웠지만 선리기연에서는 손오공 스스로 쓰게된다.

<월광보협>과 <선리기연>은 시차가 500년이다. 그 500년의 시간동안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 그리고 자신을 사랑한 여자, 그리고 여러 요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고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선리기연>에서는 우리가 손오공을 접할 때 가장 먼저 알게되는 우마왕과 거대한 바람을 일으키는 파초선이 등장하고 손오공의 주특기인 분신술까지 볼 수 있다.





눈여겨 봐야 되는 장면 중 하나가 바로 이장면인데 손오공이 스스로 “금고아”를 쓰는 장면이다. "왜? 스스로 이 고통스러운 금고아를 쓰는 것일까?" 그리고 이어지는 액션과 사랑하는 사람을 차마 놓아줄 수 밖에 없는 이별의 고통은 이 영화를 두 번째 볼 때서야 알게 됐다.


曾经有一份真诚的爱情放在我面前, 我没有珍惜, 当我失去的时候, 我才后悔莫及.人世间最痛苦的事莫过于此. 你的剑在我的咽喉上割下去吧, 不要犹豫了. 如果上天能够给我一个再来一次的机会, 我会对那个女孩子说三个字——我爱你, 如果非要在这份 "爱" 上加一个期限, 我希望是...一万年

전 과거에 사랑을 앞에 두고 아끼지 못하고, 잃은 후에 큰 후회를 했습니다.
인간사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일이 후회하는 것입니다.
하늘에서 다시 기회를 준다면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겠소.
만약 그 사랑에 기한을 둬야 한다면 만년으로 하겠소.





그 멀고도 먼 500년의 세월을 돌고 돌아 다시 만났건만, 꿈에서도 잊지 못한 손오공의 사랑 "자하"를 끝내 놓아야만 하는 그 고통은 영화를 보고 나서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이 장면에서의 감정은 이 영화를 봐야만 느낄 수 있다. 칠봉이도 손오공처럼 이랬으면 정말 좋겠다.



B급영화라고? 나이 따라 달라지는 감상평!! 
20대 초반에 이 영화를 봤을 때 그냥 유치찬란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20대 후반에는 좀 슬픈 영화, 30대에 들어서는 생각만해도 아련해지는 영화였다. 그리고 지금은 참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저렇게 유쾌한데 왜 슬프고 "사랑"하면 이 영화가 떠오르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사랑 영화하면 "러브레터"나 "지금 만나러 갑니다"같은 아예 대놓고 감정을 전달하는 영화가 떠올라야 되는데 <서유기-월광보협,선리기연>이 떠오른다.

다시 영화로 돌아가면 인간사에서 일어나는 보편적인 감정 중에 한가지가 "사랑"이다. "지존보"가 "자하"의 진실된 마음을 알게 되는데는 무려 500년의 시간이 걸린다. 그 500년의 시간동안 인연은 돌고 돌아 질투와 고통만 남기고 사랑에 후회만 남는다. 이 영화는 오로지 한 방향이다. "진실되고 후회없이 사랑해라"

뻔한 B급영화라고 느낄 수 있고, 와이어가 보이는 그런 싸구려 같은 느낌도 들겠지만 
종교를 떠나서 이런 영화 한편 안본다면 실수하는거라 말하고 싶다. 날도 점점 추워지는데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를 찾는다면 이 영화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