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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Movie

[영화리뷰] 사랑으로 모든 것을 바꾸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

by 더공 2011. 3. 13.

하울의 움직이는 성
ハウルの動く城 (Howl's Moving Castle)

기대한 만큼의 만족도를 보여주었던 영화입니다. 그동안 작은 비디오와 DVD를 벗어나 처음으로 개봉관에 가서 본 영화입니다. 작은 풀잎 하나까지 움직이는 섬세함은 감탄사를 느끼기에 충분했죠. 셀애니메이션을 그 큰 화면으로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하늘을 나는 장면은 그동안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보여 주었던 그 모든것을 압축하여 보여줍니다.

2D를 3D처럼 움직이는 화면은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넓은 들판에 작은 풀꽃이 펼쳐지는 장면은 그야말로 그림과 현실의 세계를 뛰어넘는 동화를 선보입니다.

특히 미야자키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인 마법이 공존하고 하늘을 나는 장면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부터 바로 전에 나왔던 고양이의 보은에 이어집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나오는 그 기괴한 집 또한 공간을 이동하고, 지형을 가리지 않으며 걷고, 하늘을 나는 장면을 보여 줍니다. 나중에는 "소피"조차도 하늘을 날고 신비한 세상을 경험하게 만들어줍니다.

    한층 업그레이드 된 미야자키표 환타지

전쟁이 있지만 하늘을 날 수 있는 자유. 미야자키가 꾸준하게 추구했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본격적인 공중전을 보여주었던 붉은돼지 보다 더 실감나는 공중전을 펼치고, 모노노케히메(원령공주)에서의 폭발씬 보다 더욱 실감나는 전쟁씬을 보여줍니다.

그 이전에는 약한 폭발로 펑펑하는 수준이었다면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는 하늘에서 수없이 폭탄이 떨어지고 온 도시가 빨갛게 물이 들 정도로 불에 탑니다. 그 이전에는 절대 볼 수 없었던 직설적이며 과격한 표현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 개봉전에 미야자키 하야오가 조만간 은퇴할꺼라는 얘기가 사실인양 그동안 보여주고 싶었던 모든 공중전과 마법, 그리고 확실한 전쟁의 참상을 그대로 표현합니다. 이전의 영화가 둥글둥글한 느낌이었다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기존보다 날카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울과 소피가 하늘을 걸어다니는 모습은 무중력 같지만 분명 바닥이 있는 듯한 모습의 가볍고 시원스럽습니다. 마치 태양의 서커스를 보셨다면 허공을 느릿 느릿 걷는 장면처럼, 아무 것도 없는 공간이고 비현실적인 장면이지만 그러한 장면 조차도 현실처럼 만들어버립니다.


    둘만이 통하는 사랑의 언어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지브리에서 만든 애니메이션 중 다소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 중에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천공의성 라퓨타", "이웃의 토토로",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등에서 보여주었던 "전쟁/자연"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물론, 자연과 평화에 대한 갈망은 느낄 수 있지만 "소피"와 "하울" 두 주인공들이 느끼는 오래된 기억의 사랑은 극 전체에 가장 큰 줄기로 자리 잡습니다. 즉, 그 이전에는 전쟁과 평화에 대한 흐름 속에서 사랑이 존재 했다면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는 소피와 하울의 서로를 향한 언어 유희가 마음껏 펼쳐집니다.

"지금까지 나는 도망만쳤어.. 그런데 이제 지켜야 할 것이 생겼어..
그건 바로.. 소피 너야"
"그래요.. 마음이라는 것은 원래 무거운 것이죠"


멜로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대사가 아무렇지도 않게 나옵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는 아예 대 놓고 말을 하기 때문에그냥 그려려니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듭니다. 둘 사이의 헌신적인 마음과는 다르게 무너져 가는 하울과 그 마음을 안타까워 하는 소피의 모습의 변화를 보시면 저들의 사랑이 어떻게 변화되어 가고, 사랑이 만들어져 가는지 알 수 있습니다.

소피의 사랑은 하울을 보는 순간에 시작된것이 아닙니다. 그 아주 오래전부터 차츰차츰 쌓아온 사랑이고, 이후 하울을 봤을 때의 느낌은 그동안 쌓아 올려 놓았던 마음속의 모습이 현실의 모습으로 투영됩니다. 소피는 몇번의 변신을 하게 되는데 그 변신의 모습이 어른 같은 모습에서 하울을 만나며 점점 본래의 소녀다운 사랑으로 변하게 됩니다. 담아두었던 사랑이 표현되는 사랑으로 바뀌는 것이죠.

더군다나 여자보다 더 예쁜 하울의 미소년 이미지는 그동안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만든 남자 주인공 중에서 가장 예쁜(?) 얼굴일 것입니다.

    원작 "하울의 움직이는 성"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영국의 동화작가인 다이애나 윈존스의 원작 소설이을 각색해서 만든 영화입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이라는 제목이 사용되었고, 마법의 성을 중심으로 마녀에게 저주를 받아 폭삭 늙어버리는 소피와 하울의 이야기를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특히 영화보다 활자로 보는 묘미는 애니메이션의 감동을 두 배로 느끼게 만들어 줍니다.

미야자키하야오는 이 영화가 나오기 전에 은퇴를 이야기 했었는데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만들면서 그 은퇴 이야기를 접게되는 책이기도 합니다. 영화는 마법과 판타지가 가득합니다. 인물관계도 매우 복잡하지만 120분이라는 시간안에 모든 내용을 표현하기엔 다소 어려울 수 있습니다. 때문에 원작을 한번 쯤 읽어 봐야 더욱더 정확하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영화보다 더 오래 인기를 끌었던 OST

미야자키 하야오 하면 가장 유명한 히사이시조. 그가 만든 음악이 흘러 나옵니다. 영화 개봉 후 이곳에서도, 저곳에서도 핸드폰 벨소리 다운로드 1위를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하울의 움직이는 성" OST. 음악만 들어도 하루가 즐거워지는 느낌입니다.


- 사용된 이미지는 영화사에서 공개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이미지임을 밝힙니다.
- 리뷰에 사용된 이미지와 대사의 일부 발췌는 리뷰를 위해서만 사용되었습니다.
- 더공 영화리뷰는 중요 스포일러를 포함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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