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Travel2011.05.20 14:12
1908년10월 21일 일제에 의해 "경성감옥"이라는 이름으로 개소되어 1945년 해방까지 한국의 국권을 되찾기 위해 싸운 독립운동가들이 수감되었고, 해방 이후에도 1987년까지 서울 구치소로 이용되면서 민주화 운동 관련 인사들이 수감되는 등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을 안고 있는 상징적인 장소이다. 1987년 서울구치소가 경기도 의왕시로 이전하면서 과거의 아픔과 그 극복의 역사를 교훈으로 삼고자 1998년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으로 개관하여 자주 독립정신과 자우, 평화수호 정신을 기리는 교육의 현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 서대문 형무소 -
그동안 ‘가봐야지.. 가봐야지’ 하면서도 쉽게 발걸음을 돌리지 못한 곳입니다. 바로 주변에서 회사를 다닐 때에도, 종로구 여행을 할 때도, 주변으로 술한잔 하러 왔을 때도 일부러 찾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파출소라면 어렸을 때 삐라 줏어다 연필 바꾸러 몇 번 가봤던 것이 전부인지라 이런 감옥은 너무나 낯선 풍경입니다. 전시 공간으로 있어도 무거운 마음은 여전합니다.

찾았을 때는 외국인들도 꽤 많이 와서 구경을 하더군요. 단체 여행이 아니고 개별 여행객들 같았는데 상당히 놀라는 표정을 보이더군요. 전시물을 보면서 몇번이고 “oh..no..no....”를 연달아 내뱉더군요. 전시되어 있는 일제의 모습이 상당히 충격적이었는가 봅니다. 분명 전시된 자료들은 혐오스럽거나 공포스럽지는 않지만 껄끄러운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여러 전시관, 박물관을 둘러 봤지만 가장 불편했던 "전쟁 기념관"과 더불어 이곳도 추가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무조건 한번은 와서 봤으면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의 경우는 그냥 뛰어다니며 기념사진 찍고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분위기는 다소 무겁더군요.

이곳을 관람하면서 신영복 교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라는 책의 내용이 생각나더군요.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사람을 단지 37도의 열덩어리로 느끼게 합니다. 이것은 옆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 우정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형벌 중 형벌입니다. 무엇보다 우리 자신을 불행하게 하는 것은 우리가 미워하는 대상이 말초감각에 의해 그릇되게 파악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알면서도 증오의 감정과 대상을 바로잡지 못하고 있다는 자기 혐오에 있습니다.”

감옥이라는 공간이 죄가 있던 없던간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죄인으로써의 대접을 받아야 하는 곳입니다. 분명 불편하고 껄끄러운 곳임은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이곳을 꼭 봐야 하는 이유는... 이곳이 바로 역사이기 때문입니다.



호신용 지팡이 칼 : 열사들이 사용했던 비밀 칼 입니다. 지팡이처럼 들고 다니다가 위급할 때 뽑아서 사용했다 합니다.겉으로 보기엔 완벽한 지팡이처럼 보이는데 그 안에 저런 칼을 숨기고 다녔다니 놀라웠습니다. 위에 있는 칼은 곽한일 의병장이 사용하던 칼 이라고 합니다. 1906년 홍주의병장으로 활동하다 여러차례 감금과 유배 생활을 하게 됩니다. 1916년 일제에 의해 종신 집행 유예를 받고, 1936년 사망할 당시에도 일본경찰의 감시를 받았다 합니다. 곽한일 의병장은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되었습니다.



이곳에 들어서면 희생된 사람들의 수많은 형무소 사진이 벽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가운데에 가까이 가면 영상이 상영 됩니다. "우리 이렇게 발전하고, 잘 살고 있으니 하늘에서 눈물 흘리지 말라"는 동영상이 나오는데 가슴 찡하더군요.


일제에 의해 강제 투옥되었던 수형자 기록이 벽에 빽빽하게 붙어 있습니다.
누군가의 아버지였고, 어머니였고, 아들이었고, 딸이었을 수 많은 사람들의 사진. 많은 사람이 이곳에서 일제에 의해 삶이 마감했을 것이라는 생각에 쉽게 볼 수 없었습니다.




지하(취조실)로 내려가는 계단 입니다. 그 옛날 이곳을 내려가던 사람들은 어떤 기분이었을지 상상도 못하겠습니다. 일제 치하에서는 독립운동가들이, 해방 이후엔 셀 수 없을 정도의 민주인사들이 걸었을 계단을 내려가 봅니다.


서늘한 지하 특유의 냄새가 납니다. 옛날에는 이런 모습이 아니었겠죠. 지금은 조명시설과 안내판등으로 무서움은 많이 사라진 듯 하지만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는 어쩔 수 없습니다.


입구 정면에 자리하고 있는 간수의 모습입니다. 이곳에는 이러한 인형들이 실제 있던 곳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관람객들이 인형으로 있는 것조차 보기 싫었는지 간수 폭행을 많이 하는가 봅니다. 마네킹 뒤편에 보면 곳곳에 사람들한테 한대씩 맞은 듯한 표시가 있더군요. 마음껏 때릴 수 있는 마네킨 하나 놓으면 어느정도 분이 풀릴텐데 말이죠.


다소 무거운 주제지만 저는 당당히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이곳은 꼭 가서 보시기 바랍니다. 제 바램은 해방 이후 군부독재에 대항하여 민주화를 부르짖던 분들의 전시물을 추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방 이후 "민주" 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정치범이라는 죄명을 씌우고, 이곳에서 온갖 고초를 겪은 분들에 대해서는 근현대사 기억 상실증이 걸린 전시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제치하의 전시물로써 독립을 맞이 했지만 민주에 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끼는 현재의 대한민국은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곳을 여행이라는 것으로 소개하기에는 주제가 무거운 곳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 또한 우리가 알고 가야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무조건 즐기는 곳만이 여행은 아니라는 것이죠. 혹자는 다 아는 곳을 소개하는 것은 추천도 누르기 싫다는 사람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옳바른 역사관을 가지고 현재의 문제를 "왜?"라는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다면 지금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말도 안되는 여러 일들에 대해서 고개를 끄덕일 수 있으실 겁니다.
서대문형무소 홈페이지 : http://www.sscmc.or.kr/newhistory/index_culture.asp
이용요금 및 관람 방법
이용요금 : 성인 : 1,500원 / 청소년, 군인 : 1,000원 / 어린이 500원
교통편 : 전철 3호선 독립문역 / 버스     간선버스(파랑) : 471, 701, 702, 703, 704, 720, 752 / 지선버스(초록) : 7019, 7021, 7023, 7025, 7712, 7737 /광역버스(빨강) : 9701, 9703, 9705, 9709, 9710, 9711, 9712 / 공항버스 : 6005(인천공항)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의주로 247 현저동 101번지 (우 120-080)
(02) 360-8590~1
신고

Posted by 더공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2. 대한민국의,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들러야 할 곳이 분명합니다.
    과거사, 용서는 하되 잊어버리면 안됩니다.(사실 용서도 안되지만...)
    다시 이런 일을 겪지 않으려면 많이 알아야하고 힘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엊그제 5.18을 기념해 포스팅 하셨으면 좋았겠어요.

    주말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2011.05.20 15: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써 놓고는 있었는데 날짜 맞춰서 발행하기는 또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이것저것 추가해서 발행했어요. ^^

      2011.05.20 18:27 신고 [ ADDR : EDIT/ DEL ]
  3. 이담에 보미가 크면 꼭 한번 방문해보겠습니다....

    저 어렸을때 삐라 완전 잘 주웠다는...ㅋㅋ

    2011.05.20 15: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삐라왕.. 몇장 차이로 상 못받은게 두고두고 아쉬워요. ^^

      2011.05.20 18:27 신고 [ ADDR : EDIT/ DEL ]
  4. 형무소에서 언제 나오셨소??
    두부는 드셨소? ㅎㅎㅎㅎ

    2011.05.20 17: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마침 근처에서 두부찌개 먹었어요.
      역시 감옥 나온 후엔 두부가 짱이더라고요. ^^

      2011.05.20 18:27 신고 [ ADDR : EDIT/ DEL ]
  5. 예전에 들렀을때는 공사중이었는데 다 지었나보네요.
    꼭 가봐야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2011.05.20 18: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지금은 말끔히 단장되어서 제대로 보실 수 있을거에요.
      티켓 파는 곳도 안쪽으로 옮겨졌습니다. ^^

      2011.05.21 11:58 신고 [ ADDR : EDIT/ DEL ]
  6. 잊혀져 가는 우리의 아픔을...일깨워주는 곳이군요.
    잘 보고가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2011.05.20 20: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가슴 아파하면서 보았습니다.하지만 잊지 말아야겠지요.
    요즘 돌아가는 상황들이 그분들의 희생이 헛되고 있는것 같아
    더욱 안타깝습니다.ㅠㅠ

    2011.05.20 21: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정말 저곳에서 고문하던 그 사람들이 반공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세상에 나와 떵떵거리고 사는 모습을 아직도 볼 수 있죠.

      2011.05.21 12:00 신고 [ ADDR : EDIT/ DEL ]
  8. 더공님 여기 다녀가셨군요
    저도 두세번 가보았어요
    너무너무 가슴 아픈 민족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유관순 열사의 모습에 그냥 울컥 끓어오르는 무엇이
    강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저 일본놈 마네킹이어도 진짜 때려주고 싶은
    사람들의 심정 백번 이해해요

    오늘도 더공님의 좋은 포스팅 잘보았어요~
    꿀밤 보내삼요~^^

    2011.05.20 21: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마네킨은 정말 다른 사람들한테 자주 맞는 것 같더라고요.
      뒷통수가 시커먼게 한두대 맞은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저도 보는 순각 욱 하더라니까요.

      2011.05.21 12:01 신고 [ ADDR : EDIT/ DEL ]
  9. 제가 자라던 동내군요. 한국을 떠난 이후로 딱 한번 들려봤었는데, 그사이 분위기가 더 많이 바뀐것 같네요. 다음번에 한국에 나가면 꼭 들려봐야겠습니다.

    정의를 포함해서 세상에는 공짜가 참 없습니다. 정의 또한 노력해야 지킬수 있는데, 요즘 현실은 선배님들을 생각할때 참 미안해지네요.

    2011.05.20 21:1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아직도 정의를 실현하기엔 부족한가 봅니다.
      앞잡이 하던 인간들의 후손들은 정치, 경제, 사회에 너무 깊게 들어가 있으니 말입니다.

      2011.05.21 12:02 신고 [ ADDR : EDIT/ DEL ]
  10. 예전에 한국 살때..
    서대문 형무소를 지나갈때마다
    저 속은 어떻게 생겻을까? 하고
    늘 궁금해 했었습니다

    역사 전시관의 소개를 보게 되어 반갑네요

    저 좁은 방안에 몇년을 있는다고 생각해 보니..
    끔찍 하네요

    절대로 가지 말아야할,,곳이지요?

    2011.05.20 21: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아휴.. 저는 보는것만으로도 절대로 들어가고 싶지 않더라고요.
      저런 곳에서 갇혀 지낸다고 생각만 해도 답답합니다.

      2011.05.21 12:03 신고 [ ADDR : EDIT/ DEL ]
  11. 요즘 같으면 시대가 거꾸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로...가슴아프고 죄송한 일이지요.

    2011.05.20 21: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형무소 간다고 해놓고 못가봤네요 꼭 가보고 싶은곳입니다
    그래야 좀 알듯....

    2011.05.20 22:3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주변에 맛집도 많고 하니까
      주변 가게 되시면 한번 살짝 둘러 보세요.

      2011.05.21 12:04 신고 [ ADDR : EDIT/ DEL ]
  13. 실제로 보면 더욱 마음이 무거워질 것 같습니다
    독립을 위해 희생한 분들을 잊어서는 안되겠지요...

    2011.05.20 22: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저도 지나가면서 보기만 했는데
    이렇게 잘 준비?가 되어있는지는 몰랐네요..
    덕분에 잘 보고 갑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2011.05.20 23: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상당히 깔끔하게 잘 정비되어 있더라고요.
      관람 동선도 생각보다 잘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2011.05.21 12:05 신고 [ ADDR : EDIT/ DEL ]
  15. 서대문 형무소가 역사관으로 거듭났군요.
    제가 일하던 연구소 선생님이 독립운동하시다가 서대문형무소에서 옥살이 하셔서
    잘 안답니다.
    반가운 일이네요.
    더공님 `
    엄청 오랜만이지요. 요즘 여행사일이 많아 사무실 폭발할 것 같아요.
    행복한 비명입니다^^

    2011.05.21 00:3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우훗... 여행사 일 많아져서 바쁘시다니 저도 기분이 좋은데요. ^^
      일 많고, 바쁘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없죠.
      항상 건강하시고 번창하시길 기원합니다~~~~

      2011.05.21 12:05 신고 [ ADDR : EDIT/ DEL ]
  16. 어두운 곳의 실내 사진이 매우 좋습니다.
    우리 선조들이 이곳에서 고통의 세월을 보냈군요~
    주말을 행복하게 보내세요~

    2011.05.21 06: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서대문 형무소의 역사와 함께 오버랩되는 일제의 만행과 일제의 추종자들이 여전히 활개치는 한국사회에 던지는 메세지가 큽니다.

    2011.05.21 08: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정말 요즘에는 대한민국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머리를 갸웃하게 만드는 일이 너무 많이 일어나네요.
      답답하지만.... 분명 변할 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2011.05.21 12:07 신고 [ ADDR : EDIT/ DEL ]
  18. 잊지 말아야 할것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2011.05.21 10:3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맞아요. 잊어서도 안되고 가만 둬서도 안되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2011.05.21 12:08 신고 [ ADDR : EDIT/ DEL ]
  19. 올바른 역사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장소인 듯 합니다.
    진정한 독립국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생각하게 합니다.

    2011.05.21 11: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슬프지만 꼭 기억해야할 우리의 역사지요..

    2011.05.21 22: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저도 저기 다녀왔는데 포스팅을 못했네요.
    시간이 없어 제대로 못봤는데 더공님을 통해 더 자세히 보게 됩니다.

    2011.05.22 15: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