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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Travel

담장에 활짝핀 능소화(凌霄花)

by 더공 2011. 8. 9.
능소화

사회초년병이었을 때 같은 직장에 다닐때 능소화를 참 좋아하던 분이 계셨죠. 그때 처음 이꽃의 이름을 알게 됐고 그 이전까지만 해도 그냥 나팔꽃의 한 종류인줄 알았는데 능소화라는 아주 예쁜 이름을 가진 꽃이더라고요. 물론 당시에는 이 꽃이 그다지 예뻐보이지 않았습니다. 전체적으로 꽃이 약해 보이고 꽃 이외에 다른 나뭇잎도 많지 않아서 좋아하지 않던 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꽃을 좋아하던 분은 이 꽃이 피는 계절만 되면 항상 남의 집 담장에 피어 있는 이 꽃을 찍기 위해 점심 시간을 이용해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으로 다녔었죠. 그때는 이해가 안됐습니다. ‘뭐가 예쁘다고 저렇게 유난을 떨까.. 꽃이면 그냥 꽃이지, 뭐가 예쁘고 이름까지 외워가면서 좋아할까’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별로 좋아하지 않던 꽃인데 어느순간부터 담장을 넘어 피어 있는 이 꽃을 보면 자연스럽게 ‘능소화가 예쁘게 피었네’라는 말을 합니다. 그리고 카메라가 없으면 휴대폰으로라도 들이밀어서 사진을 찍게 되더라고요. 사육신공원 뒷편 벽에 능소화가 아주 흐드러지게 피어 있습니다.

이렇게 예쁜 꽃들은 왜 항상 쉽게 다가갈 수 없는 공간에만 피어 있는지... 더운 여름. 고생한다 동생들아.

능소화

능소화(凌霄花) Campsis grandiflora
오래전에는 양반집에만 심을수 있다해서 양반꽃으로도 불리웠다고 합니다. 중국에서 들여오면서 꽃에까지 신분의 벽을 세웠던 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능소화 능소화 능소화
능소화

※ 어린 아이와 노약자가 있는 곳에서는 키우지 않는게 좋다고 합니다. 또한 꽃가루가 갈고리처럼 되어 있어서 피부가 예민한 어린아이나 눈에 들어가지 않게 하는게 좋습니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는 나무에서 나뭇잎이 바람에 날려 눈처럼 내리네요. 실제로는 정말 초록색 눈이 내리듯이 아주 멋진 장면이었는데 카메라에는 이렇게 점으로만 보이네요.



차가운 음식과 선풍기를 끼고 지냈더니  탈이 났는가 봅니다. 콧물이 폭포수처럼 흘러나오고, 뼈마디가 트랜스포머처럼 분리가 되는 듯한 느낌의 감기로 오늘은 이렇게 꽃 사진으로 대신하려 합니다. 병원에 좀 갔다 와야겠어요. 건강 유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