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Travel2011.01.18 11:34


우리 주변에는 정말 기념탑이 많습니다. 어지간한 유명한 곳이라면 다 하나씩 기념탑이 있네요. 물론 제가 사는 안양에도 "충혼탑", "베트남전 참전 기념탑"등이 있습니다. 이번에 둘러본 수원화성에도 "삼일운동 기념탑"과 "대한민국 독립 기념비"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오고 갔는지 눈이 단단하게 보도블럭처럼 변해 있네요. 그런데 수원화성 관광 지도에도, 홈페이지에서도 "삼일 독립 기념탑"과 "대한민국 독립 기념비"에 대한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군요.

기념비가 있는 이곳은 흙으로 되어 있었는데 2010년 보도블럭도 설치가 되고, 탑 뒷편으로 무궁화 나무도 심고 하면서 주변 정리가 되어서 현재의 모습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팔달산 수원화성 안에 위치하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그냥 휙 휙 지나가시더군요. 그런데 이러한 기념비와 기념탑이 세워졌을 때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니 꼼꼼하게 돌아봤습니다. "삼일 독립 기념탑"과 "대한민국 독립 기념비"는 팔달산 수원화성 서남암문에서 바라보면 바로 아래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바로 뒤에는 안테나 탑이 있으니 찾기는 그렇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삼일 독립 기념탑
삼일 독립 기념탑은 단기 4302년(서기 1969년) 3월1일 우리 선열들이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 항쟁한 성업을 길이 빛내고 선열의 명복을 빌자는 참뜻을 두고 건립하게 되었다. 이후 광복후 중포산에 세운 적을 3.1 동지회가 1969년 10월15일 팔달산 중턱으로 옮겨 놓은 것이 지금의 모습이다.

원래 중포산(中布山)에 세워진 3.1 독립 기념탑은 왜정 수원경찰서 사법계주임 노구찌(野口) 소위의 순국비를 허물은 자리에 세운 것이었다. 삼일동지회는 1969년 4월12일 창립총회 때 3.1 정신의 계승발전을 위하여 3.1독립기념탑 건립과 동공원에 있는 대한독립기념비를 같은 자리에 이전하기로 결의 하였고, 수원시를 비롯한 각급 기관과 학교 및 학생들의 자율적이 협찬을 받아 건립하게 되었다.
- 안내판 내용 발췌 -


수원의 3.1 운동
일제 강점기 당시 수원면에서 처음 만세 운동이 일어난 것은 3월 1일 화홍문에 서였다고 주장을 하기도 하지만, 구체적인 정황이나 증거가 미약하다. 지금까지의 연구를 바탕으로 할 때, 3월 16일에 벌어진 만세 운동이 처음으로 알려져 있다. 그 날은 장날이었는데 팔달산 정상에 있는 서장대와 창룡문쪽 연무대에서 각 각 수백 명이 만세를 부르며 종로를 향하여 행진을 했다.

그후 3월 23일에는 수원역 근처 서호에서 약 7백명이 시위를 벌였고, 3월 25일에도 25명의 청년학생들 과 노동자들이 시장에서 독립 만세를 외쳤다. 그리고 3월 25일에 있었던 시위 주동자의 검거에 대한 항의 표시로 3월 27일에는 인근 상인들이 상점 문을 닫는 철시(撤市) 투쟁을 감행하기도 했는데, 이 때 약 40%에 달하는 상점이 문을 닫았 다고 한다.

3월 28일에도 30여 명이 독립만세를 불렀고, 3월 29일에는 수원 기생 조합의 기생 약 30명이 자혜 병원 앞에서 독립 만세를 외쳤다. 이 날 밤에는 상인과 노동자들까지 합세하여 독립 만세를 불렀고, 일본인 상점에 돌을 던지는 등 그 기세가 대단하였다고 한다.
- 수원시청 홈페이지 내용 발췌 (홈페이지보러가기)-



대한독립기념비
대한민국의 광복을 기념하기 위하여 단기 4281년(서기 1948년) 8월15일 수원 시민이 세운 기념비이다. 이 비는 수원시민과 학생일동이 대한민국의 광복을 기념하기 위하여 수원 동공원에 건립하였던 것인데, 1969년 수원 시민의 날인 10월15일 3.1 독립 기념탑과 함께 3.1 동지회가 이곳 수원시 팔달산 중턱으로 이전설치 하였다. 높이는 4m이다. - 안내판 내용 -





보통 기념비는 앞면에 비의 이름을 쓰고, 뒷면에는 내용을 쓰는데 이 기념비는 앞면과 뒷면 모두 "대한민국 독립 기념비"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옆면에는 단기 4281년 8월15일 이라는 건립 년도가 나옵니다.

위에 안내판의 내용을 보자면 "대한민국 독립 기념비"가 1948년에 먼저 건립이 되었고, 그 이후에 "삼일 독립 기념탑"이 1969년에 세워졌습니다. 3.1운동 기념탑을 세우면서 수원 동공원(수원 팔달구 화서동)에 세워져 있던 "대한민국 독립 기념비"도 같이 옮겨와서 현재의 위치에 있게 된 것입니다.






노구찌(野口)는 1919년 3월19일 만세 운동중인 시민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하자 성난 군중들이 노구찌를 돌로 쳐 죽입니다. 이후 일제는 노구찌의 죽음에 "순국"이라는 이름으로 "순국비(기념비)"를 세웁니다.


이 기념비는 위의 내용에서도 있듯이 수원경찰서 사법계 "노구찌(野口)"의 순국비를 1945년 광복이 되자마자 수원 시민들이 몰려가서 허물어 버리고, 1948년 그 자리에 "대한민국 독립 기념비"를 세운 것입니다.

가만 생각해 보면 요즘에도 비석이나 기념비 하나 세우려면 어지간한 금액으로는 힘들죠. 그 어렵던 시절에 수원 군내 학생과 읍민 일동, 유근홍, 이상훈 등이 주축이 되어 십시일반 돈을 모아 기념비를 세웠다하니 일제에 의해 강점 당했던 그 시절의 분노가 얼마나 컸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현재 보이는 비석의 바로 아랫 기단은 노구찌 기념비를 세웠던 기단을 그대로 썼다고 합니다. 노구찌 기념비는 산산조각내 버리고 그 아랫 기단은 더 큰 기념비로 눌러버렸으니 "대한독립기념비"가 세워질 당시의 수원 시민들의 기쁨이 어떠했을지 상상이 안됩니다.

저는 이 글을 쓰면서 동공원에 이 기념비가 세워졌던 곳이 궁금하더군요. 지도를 보면 지리적으로도 떨어져 있습니다. 동공원은 일제 강점기 이전에는 중포산으로 불리우는 작은 언덕이 있었다 합니다. 그런데 그 언덕에 공원을 만들고 중포산이라는 이름은 없어지고, "동공원"으로 불리워서 지금까지 이어졌다 합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동공원에도 한번 가보고 싶어집니다.





그냥 우연히 스치듯 지나치는 작은 것들, 이러한 기념비 하나하나에도 커다란 역사가 숨어 있는 것을 알 때의 느낌은 뭐라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쁩니다. 전에 부산에서 민주공원을 둘러보며 "아.. 여기에서도 치열한 삶이 있었구나"하는 생각을 했었죠. 그러한 느낌을 수원화성에서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안양과는 가까운 곳이라 별다른 생각을 못했었는데 수원 또한 일제 강점기에 삼일운동을 했었고, 수원의 역사와 일제 강점기에 일어났던 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수원화성 운영재단에 연락해 본 결과 홍보 전단지는 2011년 이미 인쇄가 완료되어 수정이 어렵겠지만, 수원화성 홈페이지에는 조만간 기념비에 대한 정보를 추가로 올리겠다는 말씀을 하시네요. 잘 알지도 못하는 블로거가 건 한통의 전화로 홈페이지를 수정하시겠다는 말씀 정말 고맙습니다.

※ 일부 자료에서의 통일된 문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삼일 독립 기념탑"은 "운동"과 "독립"이라는 말이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탑의 이름이 "독립"으로 쓰이고 있으니 모든 홍보 안내문구는 "삼일독립기념탑"으로 바꿔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 자료 : 수원시청 홈페이지, 수원화성 홈페이지, 3.1운동 기념탑 안내판, 대한민국독립기념비 안내판, 수원화성 운영재단 관계자. 수원 박물관 한동민 학예팀장님 감사합니다.

- 내용중 틀린 부분이 있다면 댓글이나 방명록에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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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더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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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잊지 말아야겠네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2011.01.18 15: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정성스런 포스팅 잘 봤습니다 더공님.. 본받아야 겠습니다..ㅠ 오랫만에 놀러왔는데, 스킨도 멋지고 부러워요ㅠㅠ

    2011.01.18 16:1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정말 오랫만에 오셨네요. ^^
      포스팅도 오랫만에 하시고~~ ㅎㅎ

      2011.01.19 15:51 신고 [ ADDR : EDIT/ DEL ]
  4. 의미가 깊은 기념비로군요.
    혹시나 화성에 가보면 꼭 들러봐야겠네요.
    잘 봤습니다.

    2011.01.18 16: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일본 순사 순국비를 부수고 세운 기념비. 이거 하나만 딱 기억하면 될 듯 합니다. ^^

      2011.01.19 16:01 신고 [ ADDR : EDIT/ DEL ]
  5. 쉽지 않은데 연락까지 하시고 정성이 대단합니다^^
    좋은 모습들...훈훈하게 만드네요..

    2011.01.18 16: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내용 중간에 안내판과 실제 사건과 차이가 있더라고요. 위쪽에 흐린 글씨로 써 놓은 부분이 전부 달라서 제대로 된 글을 올리려다 보니 이곳저것에 확인 전화를 했어야 했네요. ^^;
      마지막 해결은 수원 박물관 한동민 학예팀장님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

      2011.01.19 16:07 신고 [ ADDR : EDIT/ DEL ]
  6. 저도 저 벤취에 앉아서 잠시 휴식을 취했는데.. ^^
    이번 수원화성 시리즈.. 상당히 길듯 한데요?

    2011.01.18 17: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위에 벤취가 몇군데 없죠? ^^
      서장대하고 독립기념탑하고....
      수원 화성은 중 장기적으로 계속 올릴 생각이에요. 사이사이에 여러 다른 곳도 올리면서 포스팅 할 생각입니다. ^^

      2011.01.19 16:08 신고 [ ADDR : EDIT/ DEL ]
  7. 비밀댓글입니다

    2011.01.18 17:14 [ ADDR : EDIT/ DEL : REPLY ]
    • 한눈에 찾기 쉬우니 수원 화성에 올라가시면 한번 들러 보세요.
      가벼운 마음으로요. ^^

      2011.01.19 16:09 신고 [ ADDR : EDIT/ DEL ]
  8. 주변에 이런 기념비나 탑들이 많은데....
    솔직히 말해서 제대로 눈여겨 본 적이 없었군요.
    공원에 산책이라도 가면 주변에 있는 기념비를 잘 살펴보고 싶어지네요..

    2011.01.18 17: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언제부터인지 저런 기념비 있으면 한번씩 읽어보게 되더라고요. ^^

      2011.01.19 16:32 신고 [ ADDR : EDIT/ DEL ]
  9. 사진들을 보니 경건한 마음이 듭니다.
    이런 깊은 역사가 있는 곳 잊고 살아다는 게
    무척 부끄러워집니다.

    2011.01.18 19: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수원 둘러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는데 가까운 안양도 촘촘하게 둘러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2011.01.19 17:41 신고 [ ADDR : EDIT/ DEL ]
  10. 덕분에 좋은 공부하네요,
    감사합니다.

    2011.01.18 20: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오 처음알았습니다. 지적하신대로 독립과 운동이 혼용되는 것은 막아야합니다.^^

    2011.01.18 21: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수원에 이렇게 역사적인 곳이 있다니..!
    좋은 정보 감사 합니다 ^^

    2011.01.18 21: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파란모자

    십시일반 돈을 모아 세운 기념비라니
    더욱 뜻깊게 느껴집니다.

    2011.01.18 23: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정말 어려웠을 텐데 한푼 두푼 모금해서 세웠다고 하네요.

      2011.01.19 18:17 신고 [ ADDR : EDIT/ DEL ]
  14. 팔달산. 수원의 대표산으로 알고 있지요. 이렇게 보노라니까 수원이 볼것이 많이 있네요.
    오산 친척집에 갔을때 수원 확실하게 살피고 와야 겠습니다. ^^

    2011.01.19 01: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아 좋은 지적이네요 ^^
    게다가 직접 전화를 하셔서 바람직한 방향을 이끌어내시다니 역시 대단하십니다
    전 반대로 일본의 원폭 투하현장인 나가사키 원폭박물관을 가보긴 했는데 ㅎㅎㅎ
    참 묘하더라고요

    2011.01.19 06: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종종 잘 모르곘는건 전화를 거는데..
      그 중에서 수원의 전화 응대가 가장 좋았던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잘못된 부분을 바로 시정해 주신다고 하니까 오히려 고맙더라고요. ^^

      2011.01.19 18:21 신고 [ ADDR : EDIT/ DEL ]
  16. 수원의 3.1 운동 정신을 엿볼 수 있는 곳이었군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2011.01.19 09:5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7. 정말 기념탑이 많으네요.
    평소엔 별 생각없었는데...
    추위에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하루되세요^^

    2011.01.19 10: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자문을 구하느라 포스팅이 늦어졌다는 말씀에 고개가 절로...
    수고하셨읍니다, 더공님~
    항상 더공님의 포스팅에서 많은것들을 배우고 정보를 얻고 한답니다. ^^

    2011.01.19 10: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오전에 완성 해 놓고... 발행 하기전에 전화해서 한번 물어보고 올려야지 하는데 생각보다 고치고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고요. ^^

      2011.01.19 18:49 신고 [ ADDR : EDIT/ DEL ]
  19. 상당히 흥미롭고 자세히 포스팅 하셨네요...가까운 곳에 사십니까?

    2011.01.29 22: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0. 아 저도 여기 갔었는데 찾기가 정말 힘들더라고요,, 딱히 표지판이 있는것도 아니고 ㅋㅋㅋ

    2011.02.19 12: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1. 잘 봤구요^^
    기념비에 기록된 내용도 올려
    주시면 합니다^^

    2014.08.24 06:1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