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orea/Culture

[문화] 한반도 모양의 연못? 창덕궁 존덕정 반도지

by 더공 2011. 4. 2.

  

존덕정(尊德亭)


존덕정(1644년 건립)은 육각정자 형태로 겹지붕이 특이하다. 내부에는 '萬千明月主人翁自序' (만천명월주인옹자서) 무오년. 라는 정조의 글이 새겨진 현판이 걸려있다. 옛날에는 다리 남쪽에 일영대(日影臺)를 설치하여 시각을 측정했다고도한다.

'萬千明月主人翁自序' : 개울들이 달빛을 받아 빛나고 있지만, 하늘에 있는 달은 오직 하나 뿐이다. 내가 바로 그 달이요 너희들은 개울이다, 그러니 내 뜻대로 움직이는 것이 태극. 음양. 오행의 이치에 합당한 일이다.

창덕궁 후원의 세번째 영역입니다. 앞에 계신 분은 안내를 맡아주신 분입니다. 한복이 너무 예쁘더군요. 걸음이 어찌나 빠르시던지 부지런히 따라 다녀야 했습니다. 아직도 하시고 계실련지...

부용지가 있는 곳 보다는 규모는 작지만 좀 더 깊숙한 곳에 위치해서 그런지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곳의 특징은 존덕정(尊德亭 1644년)으로 기존에 보던 건축물과는 다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보는 방향에 따라서 겹지붕이 기울어진 것 처럼 보이는데 정상적인 형태입니다. 실제로 보시면 상당히 묵직한 건물인데 지붕을 받치고 있는 얇은 기둥들이 오히려 더욱 신기할 정도입니다.

내부에는 단청이 정말 화려하게 칠해져 있는데 청룡과 황룡, 그리고 아름다운 꽃 단청이 그려져 있습니다. 내부에는 현판이 걸려 있는데 정조의 강력한 왕권을 볼 수 있는 글이 적혀 있습니다. (위 설명 글 참조). 아마도 신하들이 그 글을 볼 때마다 오금이 저릿저릿 했을 듯 합니다.

존덕정 바로 옆에는 반월지(半月池)라는 작은 연못(아래사진)이 있습니다. 연못의 형태는 기존 연못처럼 둥글거나, 사각형의 모양이 아니라 절반정도가 잘린 모양을 볼 수 있습니다. 반월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아마도 연못의 형태로 인해 붙여진 이름이 아닐까 합니다.

 

반월지(半月池)


물 색깔이 다소 탁해 보이지만 실제로 보면 상당히 맑습니다.
이곳의 연못은 '동궐도(東闕圖 1828년)' 에는 연못의 맨 윗부분은 떨어져 있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현재는 반원의 모습이 사라지고 통채로 붙어 있습니다. 언제 이 연못의 모양이 변했는지에 대한 역사적인 기록은 찾지 못했습니다.

한자를 살펴 보더라도 반월(半月)은 원을 반으로 쪼갠 모양입니다. 반월의 모양을 따서 이름을 지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금은 처음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관람정(觀覽亭), 반도지(半島池)


위의 반월지(半月池)에서 내려온 물이 모이는 곳입니다. 존덕정(尊德亭)에 앉아 내려다 보면 관람정(觀覽亭)과 반도지(半島池)가 보입니다. 기존의 그 어떤 형태와는 다른 모양인데 전체적인 모양이 부채꼴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정자가 부채꼴로 만들어진 것은 대한민국에서 이곳이 유일합니다.

한반도(韓半島) 모양이라서 반도지(半島池)라고 불리우기도 하는데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실제 모양은 호리병 모양으로 일제에 의해 현재와 같은 모양으로 만들어진 것이지요. ‘동궐도(東闕圖 1828년)’와도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이렇게 남쪽을 향해 뒤집힌 한반도 모양을 보면서 즐거워해야 할 일이 아닙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가?


'동궐도(東闕圖 1828년)'와 '동궐도형(東闕圖形 1908년 추정)'과 비교를 해 보겠습니다. 그림에서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존덕정(尊德亭)위의 반월지(半月池)의 모습과 오른쪽의 그림을 보면 확연한 차이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관람정(觀覽亭)이 있는 곳과 반도지(半島池)의 모양도 많이 다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인위적으로 한반도 모양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확연하게 알 수 있습니다. 아랫쪽의 큰 둥근 모양을 없애버리고 현재의 이름이 붙은 것이죠.

특히 '동궐도형(東闕圖形 1908년 추정)'은 추정만 할 뿐 누가, 언제, 왜 만들었는지에 대한 내용이 없습니다. 이후 일제 강점기때 훼손된 우리의 궁에 대한 복원작업은 누가 만들었는지도 모르는 '동궐도형(東闕圖形 1908년 추정)'에 의지해서 복원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후기
이번 포스팅은 내용은 짧은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이곳에 대한 정보가 생각보다 많지가 않더군요. 이곳저곳 자료 수집하고 정리하는데만 해도 몇일 걸린 듯 합니다. 특히 여러 그림이 서로 다르게 나온 이유에 대해서 명확한 해설이나 안내가 전혀 없었습니다. 가장 난해 했던 것은 분명 연못이 변형되고 건물이 추가 되었는데도 그에 대한 역사적 자료를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책을 여러권 뒤져보고 문화재청까지 뒤져봐도 안나오더군요.

확실하게 느낀 것은 아직 우리 문화재에 대한 세세한 자료가 부족하고, 그 부족한 자료조차도 아직 체계적으로 조사되지 않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존덕정이라는지 반도지라고 검색을 하면 바로 이곳에 대한 내용이 떠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정부 관계된 사이트에서는 자료가 부족하고 오히려 블로그나, 일반 사이트, 책에서나 내용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문화재청 일년 예산이 ...원이 넘는다고 들었는데 문화재 정보화 작업부터 먼저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HTTP://REDTOP.TISTORY.COM (C) 더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