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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Art

[피카소] 꿈

by 더공 2010. 4. 21.
피카소의 꿈 - 더공

피카소의 꿈


1923년에 그려진 피카소의 "꿈"
유화, 130×97cm

<꿈>이라는 제목의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여인은 바로 피카소의 네 번째 연인 마리 테레즈이다. 피카소는 1927년 첫째 부인 올가에게서 염증을 느끼기 시작했을 때에 이 여인을 만났는데, 당시 테레즈는 불과 17살이었다. 피카소는 올가와 결혼한 뒤 귀족층과 어울려 파티를 즐겼으며 40대 이후에는 그림들이 파격적 가격으로 팔려 나감으로 점차 거부가 되어 갔다.

그 리하여 마리 테레즈를 만날 즈음에 그의 그림 값은 부르는 것이 값이 될 정도였다. 러시아 귀족 출신이었던 올가는 1921년 아들 파울로를 낳은 후, 유모, 요리사, 하녀, 운전사 등을 두어 점차 더 사치스런 생활을 했고, 피카소는 올가의 지나친 상류 사회 생활에의 집착으로 갑갑함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한다. 게다가 1924년부터 불기 시작한 초현실주의 문학 운동에 대한 피카소의 관심은 안정된 생활의 분열을 촉구하였다.

이러한 때에 피카소는 우연히 금발 머리의 젊고 아름다운 한 처녀, 마리 테레즈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녀는 그리스 고전 조각에서 볼 수 있는 똑바른 콧날과 푸른 회색 눈을 가진 아주 이상적 미인이었다. 테레즈는 피카소가 다가가서 자신을 소개했을 때, 당시 이미 유명한 화가였던 그를 알지 못할 정도로 미술에는 문외한이었으며 대화가 통하는 상대는 못되었던 듯 하다. 그러나 피카소는 그 아름다움에 반하여 6개월 동안 구애하였으며 결국 자신의 집 근처에 비밀리에 거처를 마련하여 그 후 몇 년간 열정적으로 이 여인을 소재로 한 작품을 그렸다.

어린 테레즈는 순종적이고 희생적이었다고 전하는데, 이러한 그녀의 특성을 드러내는 듯이 피카소는 독서를 하거나 잠들어 피카소에게 시선을 맡긴 테레즈의 모습을 즐겨 그렸다. 이 작품도 그 중 하나인데, 꿈을 꾸는 여인의 모습에서 평온함과 긴장의 이완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얼굴과 몸에서 푸른빛과 연분홍빛을 의도적으로 절반씩 사용한 것은 현실과 꿈이라는 두 세계를 표현하려고 한 의도가 아닐까 한다. 피카소가 그린 다른 여인들에 비해 마리 테레즈를 묘사한 작품들은 이처럼 부드럽고 아름다운 특징을 지니고 있어서 격정적이며 분석적인 다른 인물 표현과는 대조적이다.

한편 여기서도 인체를 해부하듯이 파악하여 표현하는 방식이 일부 엿보이기도 한다. 한 방향에서 바라보는 대상의 모습을 재현 하기보다는 대상의 다양한 모습과 특성을 한 화면에서 드러내고자 하는 의도를 알 수 있다. 얼굴의 배치나 부분적으로 분리하여 그려낸 것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분석적인 표현보다는 평면적이며 아름다운 채색의 효과가 부드러우면서도 경쾌한 율동미를 느끼게 한다.

아마도 이 시기는 피카소가 마리 테레즈와 평온했던 한 때였던 듯 하다. 그러나 이러한 행복과 평안은 오래가지 못했으며 이후 1935년 테레즈가 22살의 나이로 딸을 낳았을 때, 피카소는 이미 도라 마르라는 지적이고 세련된 여인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있었다.

- 1997년 당시 4천8백만 달러에 스티브 윈이 구입. (개인소장)

- 출처 : 다음, 네이버 지식, google 외 다수 -

왜 이러한 그림을 그렸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림에서 느껴져 나오는 것만 보자. 그림에서 풍겨져 나오는 느낌은 평안하고, 고요하고, 사랑스러움이 넘친다. 풍요로운 모습과 다소곳이 모으고 있는 손. 한쪽 어깨로 흘러내리는 윗 옷의 모습까지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살짝 미소를 머금은 입술. 부드럽게 감은 눈. 풍만한 가슴과 화려하지만 편안한 색상은 피카소가 그린 여러 꿈 중에서도 최고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