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Travel2010. 6. 6. 11:08
안양에서 강릉행 버스를 타고 강릉에 도착해서 선교장을 둘러 남은 시간동안 오죽헌을 둘러 보는 코스였습니다. 처음 가보는 곳이어서 나름대의 기대감에 부풀었습니다. '선교장에서 가까운 거리'라는 말에 그냥 걸어 갔습니다. 그런데 걷는 것은 문제가 안되는데, 인도가 없는 일반 도로여서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오죽헌에서의 첫 눈길이 넓디넓은 주차장에 쏠립니다. 여러대의 수학여행 버스도 주차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중학생들의 단체 관람이 진행되고 있는 듯 했습니다. 매표소에 들러 표를 구입하면서 안내하시는 분에게 전체 관람 시간을 물어봤습니다. 약 2시간 정도라는 말에 내심 상당히 넓은 줄 알고 돌아갈 버스 시간이 걱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관람 시간은 1시간 정도 소요 되더군요.

시멘트와 보도블럭으로 잘 닦여진 광장을 지나면 가장 먼저 보이는 계단위에 자경문 (自警門)이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작은 규모였습니다. 크게 구분을 한다면 두 군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오죽헌과 박물관. 사실 박물관이 너무 거대하게 지어져서 오죽헌이 묻혀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역사책과 지폐에서나 보던 경관을 직접 확인하는 것은, 책에 있는 내용을 열번 백번 읽는 것보다 더욱 큰 가치가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름 피서철이라고 해수욕장만 가서 피서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아이들과 함께 역사가 숨쉬고 있는 문화재 관람도 좋은 피서법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해수욕장하고도 가까우니 한번 둘러보세요~

문성사(文成祠)

1975년 오죽헌 정화사업 때 율곡 이이 선생의 영정(影禎)을 모시기 위해서 지어진 사당입니다. 현재의 자리는 어제각(御製閣)이 있었던 자리였으나, 1975년 오죽헌 정화사업 때 서쪽으로 옮기고 문성사를 지었습니다. '문성(文成)'은 1624년 인조임금이 율곡(栗谷)에게 내린 시호(諡號)로써 "도덕과 학문을 널리 들어 막힘 없이 통했으며 백성의 안정된 삶을 위하여 정사(政事)의 근본을 세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문성사에 봉안된 율곡 이이(栗谷 李珥) 영정은 이당 김은호가 그린 것으로 1975년 표준 영정으로 선정 되었습니다. 문성사(文成祠)의 현판 글씨는 1975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썼습니다.

이당 김은호는 친일 미술인 단체 조선미술가협회 일본화부평의원으로 지낸 친일파로 알려져 있죠. 미술계 쪽에서는 상당히 업적이 많은 분이지만 친일 행적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을거라 보입니다.

이당 김은호의 제자로는 김기창씨가 있습니다. 김기창 씨는 친일부역화가로 널리 알려졌고, 광화문 세종대왕의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재미 있는 사실은 그 세종대왕의 얼굴이 김기창씨와 너무나 닮아 있다는 사실이죠.
배룽나무

1978년 강릉시의 꽃나무로 지정된 시화(市花)로써 한자어로는 자미화(紫微花:)라 하며 꽃이 피는 기간이 백일(百日)이나 된다고 하여 백일홍(百日紅)이라고도 합니다. 양화소록(養花小錄)이라는 책에 기록된 것으로 보아 오래전부터 정원수(庭園樹)로 심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탐스러운 분홍색 꽃이 7월에서 9월에 걸쳐 핍니다. 이 배롱나무는 고사(故死)한 원줄기에서 돋아난 싹이 자란 것으로 나이를 합치면 600년이 넘습니다. 율곡선생과 신사임당께서도 어루만졌을 이 배롱나무는 오늘날 오죽헌을 지키는 수호목으로서의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오죽헌 (몽룡실)

신사임당과 율곡이 태어난 뜻깊은 곳으로 보물 165호로 지정되었습니다. 강릉 유현(儒賢)인 최치운(崔致雲)(1390 ∼1 440)의 창건(創建)하였습니다. 오죽헌 주변 천정의 서까래가 노출된 연등천장으로, 조선 초기주택의 전형적인 별당양식의 건물입니다.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4칸 크기의 대청과 1칸반 크기의 온돌방 그리고 반칸폭의 툇마루로 된 단순한 일자형 평면의 집입니다. 커다란 장대석을 한층으로 쌓은 기단위에 막돌 초석을 놓고 네모기둥을 세워 기둥 윗몸을 창방으로 결구하고, 기둥 위에 주두를 놓고 익공으로 처리한 이익공양식의 집입니다.

건물을 향하여 왼쪽 2칸은 대청이며 오른쪽 1칸에 온돌방을 들였으며, 대청 앞면에는 각각 띠살문의 분합(分閤)을, 옆면과 뒷면에는 2짝 씩의 판문(板門)을 달고, 그 아래 벽면에 머름을 댔습니다. 온돌방은 뒤쪽 반 칸을 줄여 툇마루를 만들고, 앞벽과 뒷벽에 두짝열개의 띠살문을 단 것 이외는 모두 외짝문입니다. 천장은 온돌방이 종이천장이고 대청은 연등천장으로 꾸몄습니다. 대들보는 앞뒤 기둥에 걸쳤으나, 온돌방과의 경계에 있는 대량(大樑)은 그 아래 중앙에 세운 기둥으로 받쳤습니다.

신사임당이 1536년(중종 31년) 12월 26일 검은 용이 날아드는 꿈을 꾸고 율곡 선생을 낳으셔서 태어난 방을 몽룡실이라 부릅니다. 마루방은 율곡선생이 신사임당으로부터 글을 배우던 곳이며, 몽룡실에는 신사임당의 영정이 모셔져 있습니다.
오죽헌에는 주위로 정말 검은 대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오죽(烏竹)> 이름이 까마귀오(烏) 같이 검은 대나무죽(竹)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오죽헌의 이름을 알 수 있습니다.



오천원권 지폐를 보면 오죽헌과 벼루가 도안되어 있는데 그 도안된 벼루가 보관된 곳입니다.

어제각(御製閣)

율곡 이이의 저서 <격봉요결>과 어린시절 사용하였던 벼루를 보관하기 위하여 지은 것입니다. 1788년 정조임금은 율곡이 어렸을 때 쓰던 벼루와 친필로 쓴 <격봉요결> 이 오죽헌에 보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듣고, 그것을 궁궐로 가지고 오게 하여 친히 본 다음, 벼루 뒷면에는 율곡의 위대함을 찬양한 글을 새기고, 책에는 머릿글을 지어 잘 보관하라며 돌려 보냈습니다. 당시 임금의 명을 받은 가원도관찰사 김재찬(金裁瓚)이 이를 보관할 수 있는 집을 지었는데, 그것이 어제각입니다.

어제(御製) 어필(御筆)

涵婺池 ㅣ무원 주자의 못에 적셔 내어
象孔石 ㅣ공자의 도를 본받아
普厥施 ㅣ널리 베품이여
龍歸洞 ㅣ율곡은 동천으로 돌아갔건만
雲潑墨 ㅣ구름은 먹에 뿌려
文在玆 ㅣ학문은 여기 남아 있구려

강릉(江陵) 오죽헌(烏竹軒)

보물 제 165호. 지정일 : 1963년1월21일
소재지 : 강원도 강릉시 죽헌동

오죽헌(烏竹軒)은 우리나라 어머니의 사표(師表)가 되는 신사임당(申師任堂)이 태어나고, 또한 위대(偉大)한 경세가(經世家: ①)요 철인(哲人)이며 정치가(政治家)로서 구국애족(救國愛族)의 대선각자(大先覺者)인 율곡(栗谷) 이이(李珥) 선생(先生)이 태어난 곳이다.

사임당(師任堂) 신씨(申氏)(1504~1551)는 성품이 어질고 착하며 효성이 지극하여 지조(志操)가 높았다. 어려서부터 경문(經文)을 익히고 문장(文章), 침공(針工 ②), 자수(刺繡) 뿐만 아니라 시문(詩文), 그림에도 뛰어나 우리나라 제일의 여류(女流) 예술가(藝術家)라 할 수 있으며 자녀교육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 현모양처(賢母良妻)의 귀감이 되고 있다.

율곡 이이(1536년~1584년) 선생은 어려서 어머니에게 학문을 배워 13세에 진사초시에 합격하고 명종 19년(1504년) 생원시, 식년문과에 모두 장원급제한 후 황해도 관찰사, 대사헌 등과 이조. 형조. 병조 판서를 역임하였다. 조선 유학계에 퇴계 이황 선생과 쌍벽을 이루는 대학자로서 기호학파(畿湖學派 ③)를 형성했고 당쟁(黨爭)의 조정, 10만군대의 양병을 주장하였으며 대동법(大同法), 사창(社倉 ④)의 실시에 노력하였다. 글씨, 그림에도 뛰어났으며 효성이 지극하였다. 문묘(文廟 ⑤)에 종사 되었고 선조의 묘정에 배향(配享)되었으며 파주의 자운서원, 강릉의 송담서원 등 20여개 서원에 제향되고 있다.

오죽헌(烏竹軒)은 강릉 유현(儒賢 )인 최치운(催致雲) (1390~1440)의 창건(創建)으로 아들 응현(應賢)은 사위 이사온(李思溫)에게 물려주고 이사온(李思溫)은 다시 그의 사위 신명화(申命和) (사임당의 부친)에게, 신명화(申命和)는 또 그의 사위 권화(權和)에게 물려주면서 그 후손들이 관리하여 오던중 1975년 오죽헌(烏竹軒) 정화사업(淨化事業)으로 문성사(文成祠), 기념관등이 건립되어 현재와 같은 면모를 갖추고 선생의 위업과 교훈을 길이 추앙(推仰)하게 된 것이다.

① 경세가 (經世家) : 세상을 다르려 나가는 사람
② 침공 (針工) : 바느질 하는 기술
③ 기호학파 (畿湖學派) : 조선 시대에, 선조 이후 율곡 이이를 조종(祖宗)으로 하는 주기적(主氣的) 경향의 성리학의 학파.
④ 사창 (社倉) : 각 고을의 환곡(還穀)을 저장하여 두던 곳집
⑤ 문묘 (文廟) : 공자를 모신 사당


참고자료
강릉 오죽헌 시립 박물관 : http://www.ojukheon.or.kr/museum/main.jsp
강릉 시외버스 터미널 : http://www.gntermi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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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A : 2012.04.03 / 2010.06.06


Posted by 더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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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말로만 듣던 오죽헌을 세세하게 잘 보게 감사히 잘 보게 되었습니다. 즐거운 주말되세요.

    2010.05.30 06: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날씨좋은 주말 오후 입니다. 모피우스님도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2010.05.30 12:02 신고 [ ADDR : EDIT/ DEL ]
  2. 멋진 곳이네요.
    강원도쪽은 멀어서 자주 못가는게 정말 아쉽습니다.

    2010.05.30 11:0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어렸을때 수학여행 이후로 처음 방문이었거든요.
      세월이 흘러서 다시 찾았는데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

      2010.05.30 12:04 신고 [ ADDR : EDIT/ DEL ]
  3. 강릉쪽을 몇번이나 가면서 오죽헌은 한번도 안들어가봤어요.. 이 귀차니즘을 어이할꼬..ㅠ.ㅠ

    너무 잘 봤습니다. 봄꽃이 만연하니 더욱 아름다워 보입니다! ^^

    2010.05.30 19:0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겸사겸사 찾아갔었죠. ^^
      강릉 간 김에.. 선교장 간 김에.. 바로 옆에 있는 김에..
      ㅎㅎ

      2010.05.30 20:55 신고 [ ADDR : EDIT/ DEL ]
  4. 한 10년전에 오죽헌을 갔더랬어요.
    그것도 겨울에...
    이렇게 봄꽃 향기 가득한 오죽헌을 보니..
    갑자기 북쪽으로 달리고 싶어집니다.

    2010.05.30 22: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시간이 흘러도 오래도록 변치않고 남아 있는 장소를 보면
      기억이 새롭죠.
      엊그저께 다녀온 것 같은데 벌써 십년이 지나고 말이죠.
      ^^

      2010.05.30 23:08 신고 [ ADDR : EDIT/ DEL ]
  5. 오죽헌 다녀오셨네요.
    덕분에 정~말 오랜만에 봅니다.

    2010.05.31 01:17 [ ADDR : EDIT/ DEL : REPLY ]
    • 오죽헌은 수학여행이나 그런 여행으로 볼 기회가 있어서인지..
      조용하게 산책을 할 수 있는 코스가 없어서인지 일부로
      찾는 곳은 아닌 것 같더라고요.

      2010.05.31 10:32 신고 [ ADDR : EDIT/ DEL ]
  6. 강릉을 가도 경포대만 갔다오지
    사실 오죽헌은 잘들러지지가 않더라구요~^^
    덕분에 또 하나 배우고 가네요~^^
    행복한 시간 되세요~^^

    2010.05.31 06:55 [ ADDR : EDIT/ DEL : REPLY ]
    • 오죽헌은 왠지.. 학습을 위한 문화재 같아서 따로 시간내서
      찾아보기엔 좀 아쉬운 감이 없진 않더라고요. ^^
      아이들과 함께라면 더욱 좋은 방문일듯 싶은 곳이더라고요,

      2010.05.31 10:34 신고 [ ADDR : EDIT/ DEL ]
  7. 오죽헌의 구석구석을 보여주셔서 안가도 되겠네요~ㅎㅎ;;
    율곡선생이 이런 곳에서 자라서 큰 인물이 될 수 있었나봅니다.
    강원도는 정말 둘러 볼 곳이 많네요.
    자전거 타고 일주일 정도 강원도 여행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오죽헌은 꼭! 들러야죠~^^

    2010.05.31 10: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사실은 오죽헌이 생각보다 작아요. 그 옆에 커다란
      박물관이 더 눈길을 끌더라고요. 나중에 강릉 가시면
      선교장 드렀다 오죽헌도 함께 패키지로 들러 보세요.
      ^^

      2010.05.31 10:35 신고 [ ADDR : EDIT/ DEL ]
  8. 예전에 딱 한번 가본 기억이 납니다... ^^ 대나무 어디있냐고 막 찾아보던 기억이 나네요

    2010.06.01 15: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십수년전에 간 이후로 처음이었어요.
      오랫만에 찾아서 그런지 수학여행때 봤던 것이 기억이 새롭더라고요.

      2010.06.01 22:03 신고 [ ADDR : EDIT/ DEL ]
  9. 어렸을 때 부모님따라서 한번 가본적이 있어요.. 그때는 뭐가 뭔지도 모르고 마냥 지루하기만 했는데, 나이가 들고보니까 이런 곳이 참 좋은데.. 다시 가볼꺼에요ㅎㅎ 역사가 살아숨쉬는 오죽헌에 가보고 싶네요ㅎ
    근데 배룽나무는 이미 죽은 나무에서 싹이 다시 나온건가요~? 특이하네요

    2010.06.05 02: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나이가 어릴때는 그냥 지루하고 빨리보고 나가서 놀아야
      지 이런 생각만 있었던 것 같은데..
      어렸을때하고 나이들어 갔을 때하곤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2010.06.05 11:36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