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orea/Travel

(경기) 오산 l 꽃과 나무만 있다고 수목원인가? - 물향기 수목원

by 더공 2010. 6. 3.
오산대역 물향기 수목원.

전철타고 안양지나고 수원 지나고서야 도착한 곳입니다. 접근성은 100점 만점에 100점을 줘도 되겠습니다. 오산대 전철역에서 길만 건너면 바로 수목원이 있더군요. 도심과 가까운 수목원이라는 말에 시간을 내서 가보게됐습니다.

수목원 하면 어떤게 떠오르십니까? "조용"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 않나요?

그.런.데......
입구에서 수백미터를 줄지어 서 있는 차량과, 온갖 포장마차에서 내 뿜는 고기 굽는 연기가 안개처럼 흐르는 것을 보고.. "긴 시간을 왔는데 잘 못 온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들어가면 물 살 곳이 없다는 반 협박에 노점상에서 물을 하나 구입했습니다. 물향기 수목원은 입장료가 1,000원 입니다.

"휴일에는 사람이 많다"는 다른 블로그를 보면서 "사람이 많아봐야 얼마나 많을까?" 하는 생각이었지만 막상 들어가 보니..."무엇을 생각하던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라는 영화 카피문구를 떠올랐습니다. 사람이 없는 평일이나, 이른 시간에 둘러보면 좋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곳이고 평일에 사람 없고 한적한건 다 마찬가지 아닌가요. 

개인적으로 봤을 때 이곳은 수목원이 아니더군요. 전국의 많은 수목원을 다녀 봤지만 이렇게 사람 많고, 북적이고, 시끄럽고, 작은 나무가 많은 수목원은 처음 봤습니다. 나무와 식물을 강제로 휘게 해서 만든 분재 전시하는 것을 보면서 "응? 이건 대체 뭔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군다나 내부의 수많은 인파는 정말 입이 떡 벌어지게 만들더군요. 서울랜드도 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가족과 피크닉을 즐기는 그냥 그런 유원지에 불과하더군요. 사진 왼쪽에 보면 그야말로 인산인해. 발 딛을 틈이 없고, 치킨 냄새와 함께 수없이 많은 음식 냄새와 사람들이 걷는 것과 비례해서 뽀얗게 먼지가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나무 그늘이란 그늘엔 돗자리 하나씩 펴들고 다 누워 있거나 수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싸오고 주문시켜온 음식 삼매경에 빠져 있는 것을 보면서 이곳이 과연 수목원인가? 놀이공원인가? 유원지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혹시라도 <물향기 수목원> 관계자 분이 계시다면 읽어 보세요.
<물향기 수목원>은 오히려 <물향기 가족공원>으로 명칭을 바꾸는 것이 어떨까요? 

1. 위의 사진들을 보시면 알겠지만 아기를 둔 가족분들이 정말 많이 찾고 있습니다.
그런데 길을 보면 어떤 곳은 흙길이고, 어떤 곳은 커다란 바윗돌 같은 것으로 만들어 놓고, 어떤 곳은 울퉁불퉁하게 만들어 놨습니다. 그런 길 한켠에 유모차가 다닐 수 있도록 단장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2. 또한 피크닉을 할 수 있도록 키 큰 나무 밑이나 광장 한켠에 잔디를 많이 심어서 정말 가족들이 편하게 돗자리를 펴고 쉴 수 있도록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광장에는 매점을 하나 두어서 음료 정도는 살 수 있게 하면 더욱 좋겠고요.

3. 아기를 둔 가족들이 많이 찾는 곳인만큼 주차장 시설도 지금보다 더 늘려 주시고요. 아기와 유모차가 있는 차량 전용 주차장을 만들어 주시면 어떨까요?

지금은 밀려드는 사람들로 인해서 힘들게 조경을 해 놓은 꽃밭에도 사람들이 들어가 돗자리를 펴고 음식을 먹는 실정입니다. 이왕 만들어 놓은거 잘 운영해서 정말 많은 분들이 오래오래 찾는 곳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안좋다, 실망이다라는 글을 썼지만 본래의 목적(수목원)과 다소 어긋나지만 많은 가족들에게 사랑을 받는 곳이라면, 공원으로 기능을 변경하고 더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면 좋지 않을까요?

HTTP://REDTOP.TISTORY.COM   ⓒ 더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