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Travel2011.03.24 06:58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Sudoguksan Museum of Housing and Living

이름이 너무 좋은 박물관이었습니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이라니..
여행이 목적이든 관람이 목적이든 이곳은 이름부터가 너무 좋았습니다. 이곳을 진작에 알았더라면 인천에 대해서 좀 더 밝게 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곳이었습니다. 다소 늦은 방문이었지만 제 기억에 아주 오랫동안 남을 소중한 박물관 이었습니다.



     달동네에 대한 기억

ⓒ 더공

어렸을 때 신림동에 친구와 놀러갔었습니다. 얼굴 시커먼 애들 둘이 버스타고 전철타고 버스 또 타고 신림까지 어찌어찌 가게 됐죠. 그러나 언덕을 올라가면서 부터 서울에 대한 환상은 산산히 부서졌습니다. 기존에 알고 있던 서울의 모습은 세련된 말투, 남자 아이들도 여자처럼 뽀얗던 모습, 모두가 멋진 집, 좋은 음식만 먹고 사는 줄 알았던 서울의 모습과는 너무나 달랐습니다.

골목길을 한참 올라가서 본 자취방은 시골의 집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작은 방은 그렇다 쳐도, 엉덩이 붙이고 앉으면 꽉차는 부엌. 그리고 가장 충격이었던 공용화장실은 말 그대로 여기가 서울인지 시골인지 분간이 가질 않았습니다. 그 화장실을 표현하자면 나무로 만든 문틈으로는 서울의 풍경이 보였고, 문고리는 꽉 잡고 있어야 했습니다. 그 문고리 옆에는 안에서 문을 잠글 수 있는 노끈이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그 나무판마저도 구멍이 뻥 뚫려 있어서, 밤이면 불빛이 새어나가지 못하도록 무언가로 막아 놓고 있어야 했습니다. 그 구멍으로 내려다 보는 서울은 기존에 알고 있던 서울과 똑같은 모습이었지만, 이미 서울은 장미색깔이 아니었습니다.

그 작은 방에서 칼잠을 자고, 다음날 바로 집으로 내려가면서 생각했습니다.
"도시라고 해서 다 잘 사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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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공용 화장실 모형

인천에 이러한 박물관이 있다해서 정말 한달음에 달려간 곳입니다. 동인천역에서 4번출구로나와 푯말을 따라 1km정도 언덕으로 올라가면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매일 다니시는 분들이야 가까운 거리겠지만, 마을버스라도 한 대 다니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개발로 한쪽에는 고층 아파트가 자리하고 있고, 많은 분들이 운동삼아 박물관이 있는 공원을 돌고 계셨습니다. 언덕위에 있는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은 마치 거대한 배가 올라 있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박물관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실제로 재개발 당시에 살았던 사람들의 집과 생활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곳이었습니다.

어두컴컴한 내부에서는 극장에 들어가는 것 처럼 어둠에 대한 적응 시간을 좀 가지고 들어가야 합니다. 깜깜한 밤에 골목길을 돌아다니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 사이에 이발소에서는 오래된 음악이 흘러 나오고 좁은 부엌에서는 음식 준비로 한창인 아줌마, 작은 집 위에 걸려 있는 빨래까지 정말 우리의 소박하고 담이 없던 풍경을 그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가끔 웃지 못할 헤프닝도 일어난다고 합니다. 가짜로 만들어 놓은 화장실에 실제로 들어가서 일을 보는 일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화장실에는 안내 문구가 추가 되었습니다. 용변금지!!

※ 그동안 박물관을 많이 봐 왔지만 이곳은 꼭 한번 가보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은 곳입니다. 박물관 견학이라면 저는 무조건 이곳을 추천합니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수도국산 달동네

수도국산은 인천 동구의 동인천역 뒤에 위치한 산으로, 일제강점기인 1909년 산꼭대기에 있던 수도국에서 유래되었다. 옛 이름은 소나무가 많다하여 송림산 혹은 만수산이라 하였다.

개항기 이후 일본인들이 중구 전동 지역에 살게 되자 그곳에 살던 조선인들이 이곳으로 옮겨오면서 수도국산은 가난한 사람들의 보금자리가 되었다. 이어 한국전쟁때에는 고향을 잃은 피난민들이 자리를 잡았고, 1960~1970년대에는 산업화의 바람으로 일자리를 찾아 몰려든 지방 사람들로 붐볐다. 181500㎡ (55,000평) 규모의 산꼭대기까지 3천여 가구가 모둠살이를 하면서 이곳은 인천의 전형적인 달동네가 되었다.

현재 이곳은 아파트 단지와 공원으로 변모하여 옛 모습을 찾을 수 없다. 인천 동구청은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지고 기억 속에서 잊혀져가는 수도국산달동네의 삶을 되살리고자 달동네터에 박물관을 건립하였다. 그 모습을 온전히 보존하지 못했지만 자취나마 간직함으로써 부지런히 일하고 더불어 살아온 달동네 사람들의 미덕을 오늘과 내일까지 지키고 싶다.
- 팜플렛 안내 중 -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현재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에서는 "그날 이후"라는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6.25 이후의 인천의 여러 모습을 담은 사진과 물건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인천의 오래전 모습과 당시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특히 가장 눈길을 끌었던 사진은 댕기머리를 하고 사탕 같은 것을 팔고 있는 여자 아이들의 모습이 계속 기억에 남더군요. 지금쯤은 머리가 하얗게 변하셨을텐데...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은 문 하나, 창문 하나, 그 위의 지붕.. 그리고 아련한 기억의 골목길까지 소중하게 재현되어 있습니다. 빨간 전등이 달려 있는 공동 화장실부터 이발소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오래전에 달동네에 살아본 기억이 있으신 분은 "옛 기억에 눈물이 왈칵 쏟아질것 같다"는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달동네는 현재 사라져가는 진행형입니다. 마냥 어렵게 사는 모습을 박물관이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라, 이웃간에 정을 느낄 수 있었기에 이 박물관이 더욱더 의미가 있는지도 모릅니다. 지금은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것과 비교한다면 이웃간의 정을 느낄 수 있는 달동네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천 여행을 계획하시고 계시다면 꼭 한번 들러보세요.

PS. 박물관은 교통편이 다소 불편한데도 불구하고 주말에는 평균 500명 이상이 찾아 오신다고 합니다. 주말에 방문을 하시려면 오전시간을 이용해서 관람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이 많이 찾는 날에는 시장보다 더 복잡하다고 하네요. 주차 시설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세요.


대중교통으로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가는 법
지하철 : 1호선 동인천역 하차. 4번출구 도보 10분
시내버스 : 복음병원 하차 도보 7분 (2, 3,-1B, 10, 12, 17, 41, 46, 62, 62-1)
미림극장 하차 도보 7분 (12, 16, 17, 17-1, 41, 62, 62-1, 901(좌석), 908(좌석)

위치 : 인천광역시 동구 송림9길 100 (송현동 163)
박물관 홈페이지 : http://www.icdonggu.go.kr/museum
문의전화 : 032) 770-6131~4


http://redtop.tistory.com ⓒ 더공



Posted by 더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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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제는 추억이 되고 있는 달동네가.. 박물관에서 볼 수 있네요..

    2011.03.24 14:45 [ ADDR : EDIT/ DEL : REPLY ]
    • 점점 사라져가는 달동네..
      그런 모습을 간직할 수 있는 것이 정말 소중하더라고요.

      2011.03.25 00:11 신고 [ ADDR : EDIT/ DEL ]
  3. 이젠 달동네 보러 박물관으로 가야하는 시대가 온것인가요?
    정겹네요. 진자 새록새록....꼭 함 가봐야겠네요

    2011.03.24 15: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아직 진행형인데..
      사실 서울이나 지방 도시에는 많이 남아 있죠. ^^

      인천에서는 이곳이 그나마 얼마 안남았던 달동네를
      기억하고자 만든 곳이라 더욱 좋더라고요.

      2011.03.25 00:13 신고 [ ADDR : EDIT/ DEL ]
  4. 인천 구석구석 자세히 보셨군요.
    저도 안가본 곳인데..
    재밌을 것 같습니다^^

    2011.03.24 17: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러게요. 요즘 인천에 자주 나가게 되네요.
      아직 못 본 곳이 있는지 계속 찾아 보고 있습니다. ㅎㅎㅎㅎ

      2011.03.24 23:12 신고 [ ADDR : EDIT/ DEL ]
  5. 우리의 옛모습을 볼 수있는 좋은 곳이죠 ^^

    2011.03.24 17: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미니어처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2011.03.24 17: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아이들과 함께가도 참 좋겠어요^^
    나중에 도담이 델구 다녀와야겠네요~

    2011.03.24 18: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달동네 박물관이 있군요,
    이런데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않은듯한데,,
    옛날 사진 보니 은근 그립기도 합니다.

    2011.03.24 18:09 [ ADDR : EDIT/ DEL : REPLY ]
  9. 정말 리얼하네요.. 달동네박물관이라니 새롭습니다^^

    2011.03.24 18:16 [ ADDR : EDIT/ DEL : REPLY ]
  10. 여긴 꼭 출사하러 가봐야 겠습니다 체크 해놓습니다 ^^

    2011.03.24 18: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느낌이 정말 좋은 곳이네요~~
    한 번 가서 쭉~~ 둘러보고 싶군요 ^^
    일단은 눈으로만 감상 잘 했습니다~ 감사~~ ^^

    2011.03.24 19: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어릴적 생각이 나는군요...ㅎ

    2011.03.24 20:1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정겨운 옛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네요..^^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2011.03.24 22: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이런곳이 있다는것은 생각도 못했는데요...
    꼭한번 가봐야 할듯도 하구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2011.03.24 22:5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도 정말 의외의 박물관이었습니다. 이런 곳이 어디에 있을까 했는데 정말 박물관으로 만들어져 있더라고요. 이름만큼이나 정겨운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곳이었습니다. ^^

      2011.03.24 23:29 신고 [ ADDR : EDIT/ DEL ]
  15. 해윤맘

    달동네라는 곳에 살아보지는 않았지만 친구가 있었기에 비슷한 곳을 가 봤던 기억이 나네요.
    나이로 인한 약간의 우울함과 외로움(?)으로 힘든 요즘,
    미국 어느 시골 동네에서
    잠시나마 옛 기억을 끌어내 주심에 감사합니다.

    2011.03.24 23:11 [ ADDR : EDIT/ DEL : REPLY ]
  16. 해윤맘

    달동네라는 곳에 살아보지는 않았지만 친구가 있었기에 비슷한 곳을 가 봤던 기억이 나네요.
    나이로 인한 약간의 우울함과 외로움(?)으로 힘든 요즘,
    미국 어느 시골 동네에서
    잠시나마 옛 기억을 끌어내 주심에 감사합니다.

    2011.03.24 23:11 [ ADDR : EDIT/ DEL : REPLY ]
    • 아핫.. 멀리 계시는군요. ^^
      제 글이 조금이나마 기분을 풀어드렸다니 정말 정말 기쁩니다.!!

      2011.03.24 23:25 신고 [ ADDR : EDIT/ DEL ]
  17. 한번 가볼려고 늘 생각만하고 있었던 곳인데
    막상 블로그의 글과 사진들을 보니 조만간에 다녀와봐야겠습니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좋은 글과 사진을 즐감했습니다.

    2011.03.24 23:3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주말에는 오후에 사람이 많다고 하니까 오전시간을 이용하셔서 잠깐 들르시면 될 듯 합니다. 다 돌아보시는데 30분도 안걸려요. ^^

      2011.03.24 23:58 신고 [ ADDR : EDIT/ DEL ]
  18. 인천에 태어나 주욱 살면서 인천 구석구석 안 가본곳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요런 곳이 있었군요.
    물론 그 동네도 가봤었습니다만, 아마도 박물관이 생기기 이전에 갔었나봅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2011.03.24 23: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의외로 인천분들 중에서 이곳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지금은 공원도 같이 있어서 그런지 많은 분들이 찾는 듯 하더라고요. ^^

      2011.03.24 23:59 신고 [ ADDR : EDIT/ DEL ]
  19. 달동네박물관..그 옛날 힘들었지만 사람사는 향내가 물씬 풍겨오는 박물관 입니다.^^아긍..그시절이 가끔
    그리울때가 있어요 다들 없이 살아도 정은 참 넘치던 때여서요 ㅠ,ㅠ 편한 밤 되셔요

    2011.03.24 23:48 [ ADDR : EDIT/ DEL : REPLY ]
    • 시골에서 살 때 처럼 그런 정이 넘쳤던 곳이라고 하네요. 저는 달동네에 살아보질 않아서 잘 모르겠는데..
      참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

      2011.03.25 00:00 신고 [ ADDR : EDIT/ DEL ]
  20. 여길 가셨군요?
    전 두 번 갔답니다.
    가르치는 아이들 데리고 한 번,
    혼자서 한 번...
    깊이 들여다보고 왔지요.

    2011.03.25 01:45 [ ADDR : EDIT/ DEL : REPLY ]
  21. 이제는 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군여

    2011.03.25 03:44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