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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s/think

자유를 포기한 붉은악마

by 더공 2010. 6. 10.

<붉은악마> 서울지부는 대승적 차원에서 서울광장의 응원 참여를 하게 됐다고는 하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붉은악마 서울지부에서는 아래와 같은 협의를 했다고 한다. 

1. 일체의 브랜딩 및 슬로건 노출 금지
2. 시청앞 광장을 활용한 마케팅 금지
3. 응원가 제약 금지
4. 대승적 차원에서 정부, 서울시, 기업, 붉은악마가 하나된 모습으로 2010월드컵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2022년 월드컵유치를 위해 서로 협력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괜찮다.

하지만, 기업/서울시와 협의를 한다는 것 자체로써 붉은악마의 정체성에는 상당한 흠집이 생긴 것이 아닐까? 앞으로 있을 모든 응원에서도 지금처럼 "협의"를 할 것인가? 붉은악마 서울지부는 붉은악마를 이미 하나의 <단체>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되묻고 싶다.

잘 생각해 보자. 응원가를 쓰는데 있어서 동의를 한 것은 누구인가? 수만명 중의 한명으로 참여하지만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광고 모델이 되고, 그 자료를 쓰는 것은 누구 책임인가? 응원조차도 기업과 정당의 정치 놀음에 휘둘리는 지금의 대한민국이 정말 슬퍼진다.

<붉은악마>스스로 말하지 않았던가.
"정치적인 이슈로 부각시키는 것은 단호히 거부한다"
"기업의 마케팅을 거부한다"

이런 이유로 봉은사로인 코엑스쪽 에서 응원을 한다고 했던 것이 아닌가! 그런데 위에서 살살 꼬드겨 "우리 그런거 안할테니 서울광장에서 응원해~" 이말을 했다고 낼름 돌아가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는 것이다. 줏대도 없나? 정치 놀음 안한다던 <붉은악마>가 왜 정치 놀음을 하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다.

<붉은악마>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협의"를 했다. 하지만 그 협상 테이블에 앉는 순간 <붉은악마>의 순수한  <자유>를 버린 행위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맨 마지막 문구가 참 씁쓸하다.
"서울 시민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쯧쯧..

이번 결정에 개인적으로 붉은악마를 떠난다.
뭐.. 나 한 명 떠나든 말던 무슨 상관이겠냐만.. 나름대로의 반발심이다.


축구라는게 붉은악마 타이틀 가지고 밖에서 응원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집에서 치킨과 시원한 캔맥주나 마시면서 조용히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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