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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th/Japan

[도쿄] 도쿄타워 찾아가기

by 더공 2010. 10. 15.

우연찮게 걷게 된 거리

도쿄타워(Tokyo Tower : 東京タワー)는 원래 계획에 없었습니다. "비슷하게 만든거 뭐하러 구경을 가?"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죠. 그냥 오다이바(Odaiba : お台場) 보고 긴자(Ginza : 銀座, ぎんざ)로 가서 구경하다가 하루를 마무리 하려고 했었죠.

그런데 오다이바(Odaiba : お台場) 해변을 거쳐 다시 돌아오는 도중 모노레일 창 밖으로 보이는 도쿄타워(Tokyo Tower : 東京タワー)는 손에 잡힐 듯 가깝더군요. 그래서 내렸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무리 가도 점점 골목으로 들어가고 모노레일에서 봤던 도쿄타워는 보이질 않는 겁니다.

한참을 일본의 일반 주택가를 헤메이고 있는데 건물 사이로 살짝 타워가 보입니다. 무작정 방향을 정하고 가는데 이번에는 굴다리가 나옵니다. 그런데 굴다리 사이에는 많은 노숙자들이 종이 박스로 집을 지어 놓고 지내고 있더군요. 바로 요요기공원에서 봤던 그런 모양의 노숙자들이었습니다.

사실 요요기공원에서 그들을 봤을 때는 사람이 많이 있는 곳이라 별다른 느낌이 없었는데 지금은 혼자이고,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게 조금 걸리더군요. 더군다나 말도 안통하는 일본. 그냥 태연하게 담배한대 물고 지나가는데.. 다가옵니다. 저에게 다가옵니다. 와서는.. 담배 하나 달랍니다. 이런... 한국 담배인데..주기도 그렇고 안주기도 그렇고 참 난감하더군요.
-_-

그냥 무시하고 지나갔습니다. 굴다리를 빠져 나오는데 뒤에서 뭐라뭐라 말 하는데 뭐 안들리는 척 하고 나왔습니다. 굴 다리를 지나니 비로소 사람이 많이 다니는 큰 길이 나오더군요. 참 아이러니 합니다. 한국과 일본의 노숙자 문제는 양쪽 다 심각한 듯 보입니다만... 현재 대한민국 기사에서는 노숙자 문제가 나오질 않고 있는데 심각한 수준입니다. 일본보다 심각한 노숙자 숫자. 없어진 것이 아니라 언론에서 아무 말 안하는 것이죠.

어쨌든 한참을 걸었습니다. 마치 한국에서 전철 타고 가다가 남산 타워 보고 내려서 걷는 것과 같다고 해야 할까요. 나중에 알아보니 모노레일에서 도쿄타워까지 전철역으로도 몇 정거장을 더 가야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냥 전철 갈아타고 갔으면 훨씬 금방 갔을텐데 정말 사서 고생했습니다. 제가 여행하면서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길 모르면 개고생이다. ^^
정말 부럽도록 잘 만들어진 도로 같습니다. 대한민국 서울의 일반 도로에 비한다면 일본은 녹지에 대해서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아 보입니다. 깔끔함은 뭐라 말 할 수 없을 정도고요.
굴다리를 지나면 바로 파출소가 나옵니다. 파출소가 좀 신기한게.. 안에 들어가 보니 한명만 달랑 앉아서 뭔가를 하더군요. 뭐 말도 안되는 일본말로 도쿄타워에 가고 싶다고 하니 그림을 그려서 주더군요.

그리고 길을 건너 올 때 까지도 계속 손으로 갈 방향을 짚어 주더군요. 한참 온 후에 사진을 안찍었다 싶어서 줌으로 땡겨 찍었습니다. 
대로변인데도 왜 사람이 없는거야!!! 
건물마다, 집집마다 하나씩~ 하나씩~ 
여기도 뭔가.. 
그나마 도쿄 타워에 가까이 오니 사람이 좀 많아 지네요. 정말 많이 걸었습니다. 굴다리에서 노숙자도 1:1로 만나고, 파출소 들어가서 길도 물어보고, 일반 주택가도 걸어다녀 보고, 사람 없는 한적한 빌딩 숲을 걷기도 했습니다.

여행의 불확실성을 그대로 보여준 여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