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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th/Japan

[교토] 정원의 난해함과 한글 안내가 없는 료안지

by 더공 2010. 12. 13.
일본 교토 여행중 가장 난해했고, 시간에 쫒기면서 관람을 했던 <료안지:龍安寺> 입니다. 킨카쿠지(금각사)에서 59번 버스로 두 정거장만 가면 나오는 <료안지:龍安寺>는 <카레산스이:枯山水> 정원을 대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래 사진에서도 설명이 있겠지만 사실 일본인을 제외한, 외국인들이 이 정원을 보면 처음 드는 생각은 "이게 뭐야?"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드는 정원이죠.

친구들과 같이 갔을 때에는 마침 카메라 메모리 카드가 꽉 차~ 더이상 촬영을 못하고 겨울에 방문 했던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여름에는 주변의 나무로 상당히 우거진 모습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특히나 료안지까지 걸어들어가는 입구는 넓직넓직 시원하게 조경이 잘 되어 있습니다. 만약 느긋하게 산책을 겸한 걷기를 하고 싶다면 료안지를 추천합니다.

옆의 길을 따라 쭉 걷다보면 높이가 낮은 계단으로 이뤄진 계단이 나옵니다. 본격적인 료안지 관람이 시작되는 것이죠. 이 건물을 계단 아래에서 봤을 때는 뭐랄까.. 상당히 멋져 보였다고 할까? 왠지 고풍스러운 일본의 전통 가옥을 보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이후에도 글을 쓰겠지만 교토 여행을 하려면 준비가 상당히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료안지:龍安寺> 자체도 실제 <카레산스이:枯山水> 정원 하나만 보고 나오면 되지만, 절의 규모가 상당합니다. 전부 꼼꼼하게 돌아보다간 시간을 마냥 써버리는 결과로 나타납니다. 더군다나 대부분의 관람시간이 오후 5시 이후에는 끝이기 때문에 당일 치기로 교토에 온 바쁜 여행객들에게 있어서 여행 동선을 짜는 것은 상당한 노력과 수고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슬리퍼를 꼭 신으세요
경내로 들어서면 이런 모습입니다. 많은 사람이 찾고 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첫 방문때. 그때도 겨울이었는데 다들 신발을 벗고 올라가더군요. 그래서 저도 남들 하는데로 신발을 벗고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오우~ 방바닥이 무진장 차가운 겁니다. "이렇게 차가운데 어떻게 다들 신발 벗고 올라갈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사진 찍기에 바빠서 그냥 열심히 카메라를 눌렀죠.

나갈 때 보니까 슬리퍼를 갈아신고 올라가서 관람을 하는 것이더군요. 그런데 더욱 웃겼던 것은.. 그 누구도 저에게 "슬리퍼로 갈아신으세요"라고 말을 해 주지 않았다는 겁니다. 야속한 일본인들 같으니라고...
이해하기 힘드세요? 그럼 노려보세요
마루에는 이렇게 전체적인 조형물을 감상할 수 있는 미니어처도 마련이 되어 있습니다. 총 15개의 바위로 구성이 되어 있으며 어느 방향에서도 전부를 셀 수 없게끔 되어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마루에 걸터 앉아 정원의 돌을 다 셀 수 있는지 한참동안 노려 보는 행동을 합니다. 물론 뚫어져라 노려본다고 해서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저 같은 일반 관광객에게는 그냥 모래위에 있는 바윗돌일 뿐입니다. 무언가를 얻고 싶다면 좀 더 노려보면 될 듯 합니다.
카레산스이(枯山水)
15개의 돌과 모레로 만들어진 인공 정원입니다. 15개의 돌을 5무리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1400년대 후반에 만들어졌다고 추정만 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많은 사찰이나 절은 누가 언제 만들었는지 자세하게 기록된 것을 본다면 이곳의 탄생에 대해서는 기록이 부족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곳에서든 최고 14개만의 돌을 볼 수가 있다고 합니다. 항상 하나가 부족한 깨달음을 얻으라는 것인데..

여러 문헌이나 내용을 살펴 보면 단순함과 대칭, 비대칭 등에 대한 이야기는 후대에 이르러서 덧붙여진 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예전에는 그리 주목받지 못했던 곳이었는데 1975년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교토에 방문합니다. 여왕은 <료안지:龍安寺>의 정원을 보고 극찬을 했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니 옛날보다 현대 들어서 운이 트인 곳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벽 공사를 위해서 막아 놓은 것이 보입니다. 지금은 가림막이 오픈 되어 일반관람객들도 벽을 볼 수 있습니다.
정원 뒷편으로 있는 건물의 내부는 상당히 넓었습니다. 여러개의 미닫이문을 전부 열어 놓으니 시야가 뻥 뚫려 보이더군요. 정원과 마주하고 있는 본채의 방 중앙에는 불상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계속 관람객들에게 오픈이 되어 있는데 언제 기도를 하는것인지 살짝 궁금해 졌습니다.
본당 뒷편의 건물 내부는 깔끔하고 상당히 현대적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특히 마루바닥의 경우에는 정말 먼지 한올이라도 들어갈 틈이 없을 정도로 잘 만들어져 있더군요. 더욱 놀라웠던 점은 뒷편 정원에 있는 이끼였습니다. 사진을 찍은 계절은 한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뺴곡하게, 초록색을 마구 뿜어내고 있었습니다.
 
<료안지:龍安寺>를 지나 내려오던 도중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차와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죠. 시간이 좀 남았다면 천천히 둘러봤을 텐데 급하게 사진만 몇장 찍고 자리를 옮깁니다. 아마도 여기서 차와 식사까지 했더라면 다른 곳 관람은 포기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계속 시야에서 거슬렸던 커플. 이상하게 제가 움직이는 동선에서 카메라에 많이 잡혔습니다. 열심히 절에서부터 부비부비를 하면서 앞에서 얼쩡거리더니.... 한적한 곳에서 더욱 연애질을 하다가 한 노신사한테 뭔 훈계를 듣는 듯했습니다. 한참동안 뭔 말을 듣더니 손만 잡고 가더군요. 여행 처음왔냐!!! 꼬시다!!
실제 입장권의 모습입니다. 금각사나 은각사처럼 멋진 입장권이 아니라 일반 국내 입장원 같은 싸구려 종이에 그냥 인쇄만 했습니다. 책자에 끼워 놓긴 했지만 희귀성은 그닥 없습니다.
관람하는데 예상 외로 시간이 많이 걸렸던 곳입니다. 맨 아래 절 입구부터 한참을 걸어 료안지 경내로 들어가고, 다시 내부 구경을 한 후에 다시 돌아서 나오는데까지 한 시간이 넘게 걸릴 듯 합니다. 더군다나 사진까지 찍으며 돌아보니 더욱더 시간이 많이 걸린듯 합니다. 여행 계획 짤 때에 <료안지:龍安寺>는 최소 관람시간이 1시간이라는 것을 염두해 둬야겠습니다.

<료안지:龍安寺>는 주변의 경관을 고려해 봄부터 가을까지가 가장 좋은 듯 했습니다. 겨울철에는 앙상한 나뭇가지와 해가 짧은 관계로 느긋한 구경을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습니다.
TIP : 걷지 마세요
금각사(킨카쿠지)에서 <료안지:龍安寺>까지의 거리는 2.1km가 넘습니다. 관광 안내책자로 보면 거리가 가까워 보이지만 아까운 시간을 길바닥에 쏟아 붓고 다닐 수도 있습니다. 따뜻한 봄날에 산책하듯 걷는다면 괜찮겠지만, 여름이나 겨울에 2km의 거리를 걷는건 절대 옳은 행동이 아닙니다. 관광을 하러 온 것이지 운동을 하러 온 것이 아니거든요. 버스도 있으니 버스를 타세요.
 
예상외로 오래 걸리는 관람
금각사를 관람 후에 료안지로 이동을 하려고 한다면 다소 불편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교토에서 점점 외곽으로 빠지는 것 때문인지 버스 노선이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걷기에도 다소 부담스럽죠. 금각사에서 료안지로 가는 버스 노선은 12번, 59번 버스 단 두대 입니다. 어차피 닌나지까지 보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긴 하지만 버스 노선의 불편함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한국 관광객에겐 다소 불편한 관람
료안지는 영문과 일본어 안내만 있고, 한국어 안내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저는 이러한 여행지는 "불친절"하다고 말 합니다. 역사적으로 아무리 풍부한 사실을 담고 있다해도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없다면 그냥 눈으로 보는 것 밖에는 안되죠.

한국어 안내가 적은 현상은 기요미즈데라나 은각사 이외의 다른 사찰이나 관광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일본이라고 해서 모두가 친철한 안내와 해설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교토에는 일년에 방문하는 외국인만 한국인 포함해서 수백만명이라는 것을 볼 때 한국인 관람객에 대한 불성실한 점은 문제로 제기되도 마땅할 듯 합니다.

다른 곳에 비해 유독 홈페이지의 안내도까지 불성실한 곳이 료안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유독 한국인에게 불편하게 대하는 곳에 굳이 기를 쓰고 가야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것이죠. 어차피 교토에는 다른 볼 곳도 많은데 말입니다. 참고로 홈페이지가 가장 좋은 곳은 닌나지 홈페이지 입니다.

ⓒ 더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