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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Travel

(강원) 속초 - 역사 속으로 사라질 속초 대포항

by 더공 2010. 12. 1.

속초 대포항 KH 5200 - 더공

속초 대포항 / 2010 / KH5200 / 더공

그러고 보니 대포항은 여러번 왔었네요. 강릉에 갈때도 왔었고, 고성에 갈때도 왔었고, 혼자 설악산 갔을 때도 왔었고, 아주 오래전에 얼결에 따라왔던적도 있었고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풍경이 상당히 낯익습니다. 친구들과 설악산 갔다가 콘도에 짐 풀어 놓고 바로 대포항으로 왔습니다. 사실은 몇번 왔었기에 다른 항구로 가보자는 말이 나왔지만 친구가 원래 가던 곳이 있으니 "꼭 대포항으로 가자"는 말에 결국 다시 한번 오게 되었네요.

그런데 이번에 방문하면서 다소 이상한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분명 바닷가였던 곳이 매립지로 바뀐 겁니다. 아래 다음 지도를 보시면 우측에 <외옹치 횟집단지>라는 곳이 있잖아요. 원래는 지도처럼 바로 바닷가가 펼쳐져야 정상이거든요. 그런데 안에 들어가서 밖의 풍경을 보니까 바다가 안보이고 주차장이 보이는 겁니다.


대포항은 이제 역사 속으로
 
 
예전의 대포항

겨울의 대포항 - 속초시청

위 이미지를 보시면 이게 원래의 대포항 모습이었습니다. A라고 있던 부분부터 시작해서 쭉~ 건어물 가게와 횟집이 있고 곡선 길을 지나면 횟집이 쭉 있었죠. 작은 방파제 뒤로는 동해바다가 한눈에 보였고요. 바로 배에서 고기를 공수받아 회를 뜨고 직접 먹을 수가 있었죠. 그런 풍경은 앞으로는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많이 변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친구들과 저는 저 윗쪽 외옹치횟집단지 쪽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었거든요. 그래서 그쪽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사진은 속초 시청에서 대포항의 관광 모습으로 홍보하는 사진입니다. 눈 내리는 대포항의 모습이죠. 이제 이런 모습은 조만간 사라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미 매립이 다 되었기 때문이지요. 매립지가 안팔려 여러번 매립지 분양을 하는 듯 보이더군요. 아래 사진을 보시면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아실 수 있을거에요.

 

다음 지도 - 항공사진 - 대포항 부근

 
현재의 대포항
지금 이 항공 사진도 2010년 중반쯤에 찍은 듯 보이네요. 지금 딱 경계 되어 있는 부분은 매립이 거의 끝났고, 여러 공연장 같은 부대시설과 주차장이 들어서 있더군요. 그냥 바로 넓은 동해 바다를 바라보면서 회를 먹었던 곳은 이제 사라져 버렸네요. 현재 있는 방파제도 조만간 없어지고 이제 항구를 둥글게 만드는 작업을 할 듯 합니다.

저는 사실 개발이든 뭐든 잘 모릅니다. 지금 매립하는 곳에는 호텔과 더 좋은 시설이 들어설지도 모릅니다. 많은 사람이 찾기 때문에 개발을 한다고 하지만 뭐가 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대포항에 거대한 호텔이 들어서 현재의 대포항 모습이 사라지겠죠. 나중에 이곳을 찾으면 "여기 예전엔 동해 바다를 볼 수 있었다"라며 회상에 잠길 수도 있겠죠.
속초 대포항 외옹치횟집단지 - 더공

속초 대포항 외옹치 횟집 단지 - 더공

매립지를 끼고 있는 <외옹치횟집단지> 입니다. 주말인데도 횟집 내부에는 손님이 별로 없네요. 입구쪽의 그 많던 손님들은 이제 이곳까지 잘 찾지 않고 있는 듯 했습니다. 입구쪽에만 사람들이 많이 몰리고 깊숙한 이곳에는 이제 잘 찾질 않는 듯 합니다. 여름에는 여름 나름대로, 겨울에는 겨울 나름대로의 느낌이 있던 곳이었는데 이제는 바다 대신에 주차장이 보이는 횟집 단지가 되어버렸습니다.
속초 대포항 외옹치횟집단지 - 더공

속초 대포항 외옹치횟집단지 - 더공

간단하게 생선 몇마리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예전에 여기 왔을 때 바다가 보였는데 지금은 안보이니 참 아쉽다는 얘기, 지금은 매립되어버린 할머니집이 좋았는데 볼 수 없어 아쉽다는 둥.. 지난 얘기로 한참 열을 올리고 있는데 주문한 회가 나왔습니다.
속초 대포항 외옹치횟집단지 - 더공

속초 대포항 외옹치횟집단지

가격대비 양으로 승부한다
친구들이 좋아하는 생선을 각자 시켰습니다. 저는 오징어. 다른 친구들은 광어, 맨 위에 있는건 방어 등등 저는 잘 모르겠네요. 겉 모습 보면 알겠는데 썰어 놓으면 오징어만 알겠네요. 아무래도 입질의추억님 블로그에서 더 배워야겠습니다.

어쨋든 기본적인 것들이 안나오는 대신에 이곳의 회 가격은 좋습니다. 잘 만들어진 식당에서 자리잡고 먹는 것 보다는 다소 불편하지만, 싼 가격에 많이 먹을 수 있으니 좋은거죠. 제 친구들도 분위기 보다는 양으로 승부를 보는 쪽이라 다들 만족합니다.

열심히 먹고 매운탕에 남은 회와 마늘 고추를 다 넣고 끓이면 더욱더 맛있는 매운탕이 됩니다. 진국이 된다고 할까요? 우선 이곳에서 끓이는 매운탕은 비린맛이 거의 없이 매콤 담백하니 속풀이에 아주 좋더군요. 친구들은 그렇게 먹고서도 또 밥을 한공기 이상씩 먹어버렸습니다.
속초 대포항 외옹치횟집단지

속초 대포항 외옹치횟집단지

사진 한방만 찍자는 말에 조금 기다렸다가....
찰칵 소리가 들리자 마자 젓가락이 달려 듭니다.

친구들아 밥 안먹었냐?
아침에 밥먹고, 커피 마시고, 점심에 밥 먹고, 중간에 꼬치 먹고, 오징어 먹고, 비싼 티오피 커피 마시고, 과자 먹고, 설악산 가서는 떡구이, 옥수수 먹고... 그렇게 속에 집어 넣고서도 부족한가 봅니다. 무서운 친구들 입니다. 그러면서도 방어는 기름기가 많아서 나중에 매운탕에 넣어 먹자는 고급스러운 입맛의 친구들. 나는 오징어, 방어가 맛있더라..-.-

오징어 회는 한번에 가득가득 쌈에 싸서 먹는게 제맛이지요~ 순식간에 다 먹어치우고 매운탕에 밥까지. 잊지 못할 맛입니다. 가볍게 소주한잔까지 했더니 너무 좋습니다. 하루 종일 걷고 돌아다녔던 피로가 싹 풀리는 기분입니다.
속초 대포항

속초 대포항

속초 대포항 소라엄마 튀김

속초 대포항

새우 튀김과 순대
대포항을 나오면서 먹었던 대빵 큰 새우튀김. 원래는 줄이 많이 서 있는 <소라 엄마 튀김>에서 사 먹으려고 했는데 줄이 너무 길더군요. 뭐 모양은 다 비슷비슷해서 그 옆집에서 사먹었습니다. <소라 엄마 튀김>에서는 손을 기름에 풍덩 담가서 튀김을 꺼낸다고 유명하다네요. 진정한 손맛이라나 뭐라나..

새우 튀김은 사실 크게만 보이고 실제 새우는 1/3 정도? 그것보다 더 작나? 내부의 새우 크기는 손가락 크기만하더군요. 암튼 밀가루 튀김이 대부분이 새우튀김을 먹었습니다. 맛은 뭐 서울에서 먹는거나 안양에서 먹는거나, 소래포구에서 먹는거나, 속초 대포항에서 먹는거나 똑같더군요. 이미 회와 매운탕으로 배 채운 친구들은 새우만 쏙 골라 빼 먹고 튀김 옷만 저에게 주더군요. (친구들아.. 나도 새우 좋다고!!)

오징어 순대는 제 입맛에는 잘 안맞았습니다. 사실 속초에서 아바이 순대나 오징어 순대는 이상하게 제 입맛에는 안맞더라고요. 그동안 싼 서울 순대에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지 오히려 비싼 순대는 입맛에 안맞았다는.. "아.. 나의 후진 미각이여..T.T"

그런데 건어물 가격은 서울과 비교해서도 그닥 차이 나지도 않았습니다. 어떤 것은 포장만 컸지 무게 비교를 해 보면 오히려 더 비싼 것도 있더군요. 스마트폰의 위력이랄까요.실시간으로 가격 비교를 할 수가 있었습니다. 친구들도 강원도까지 온 김에 뭐라도 살까 해서 여러 건어물 가게를 돌아다녔지만 다 비슷비슷하더군요. 결국 콘도에서 주점부리로 먹을 오징어만 조금 사왔습니다.


개발과 현재의 모습
개발을 해서 편해지는 것도 있고, 더 멋진 곳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매립은.. 한번 하면 그걸로 끝이라는 것이죠. 되돌릴 수가 없는 일이라서 더이상 말하기가 참 어렵네요. 제가 그곳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이 아니라 좋다 나쁘다를 직접적으로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은 주차하기도 힘들고, 편의 시설이 많이 부족한건 사실이거든요. 그런데 가장 전망 좋은 바닷가쪽은 고층 호텔을 만들고, 항구는 그 안쪽으로 집어 넣으니 경관이 어떻게 변할지는 잘 모르겠네요. 본격적으로 외부의 거대 자본이 들어오면 기존의 상인들은 상당히 힘들어지는게 그동안 봐 왔던 개발의 모습이었잖아요.

모쪼록 지역 주민들도 좋고, 상인도 좋고, 개발 업자도 좋고, 찾는 관광객도 좋은 대포항 개발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이런 모습도 조만간 사라지겠죠. 저 수많은 난전과 횟집들.. 눈으로, 사진으로 꾹꾹 눌러 담아 봅니다.



PS.
- 카메라 : 안드로이드 LG KH-5200. 폰사진이라 선명하지 못합니다. ^^
- 대포항 겨울 사진과 개발 도감은 속초시 홈페이지에 있는 것입니다.